세계의 주요 정보기술(IT)업체들이 당초 예상치를 하향조정한 1분기 실적 전망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또 일부 업체들은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과 함께 감산과 감원을 골자로 한 대응 방안도 속속 내놓고 있다.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 IT업계에 구조조정이라는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컴퓨터 분야 = 세계 최대 PC업체인 미국 컴팩컴퓨터는 전세계 6만7000명 직원 가운데 7% 선인 5000명을 해고한다고 16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미국 경기침체와 극심한 가격경쟁으로 경영상태가 악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을 줄이기로 했으며 그동안 분리돼온 기업 및 홈PC부문도 통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컴팩의 감원으로 미 PC 시장의 1∼4위 업체인 델·컴팩·HP·게이트웨이 등 4대 업체가 모두 감원에 들어갔다. 5위인 IBM은 아직 감원을 발표하지 않았다. 표참조
컴팩은 공급망과 마케팅 분야 인력을 주감원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번 인원 감축으로 연 6억달러 상당의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원 감축과 함께 경영진 일부를 재편, 새 최고재무이사(CFO)에 제프 클라크를 임명했다. 전임 CFO 제스 그린은 전략기획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컴팩은 이날 1분기 매출과 이익이 금융 전문가의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히고 1분기 주당 수익은 12∼14센트로 작년동기와 비슷하나 매출은 4% 적은 90억∼92억달러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발표했다.
한편 오라클은 2월 말 마감한 3분기 결산에서 순익이 5억8270만달러(주당 10센트)를 기록, 7억6320만달러(주당 13센트)를 보인 1년 전보다 24% 하락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3% 증가한 26억7000만달러였다.
분야별 매출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분야가 가장 호조를 보여 작년동기보다 25% 증가한 2억4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 분야는 12% 늘어난 15억달러,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분야는 6% 증가한 8억2300만달러로 각각 나타났다.
◇통신 분야 = 다국적 통신서비스업체인 미국 버라이존와이어리스는 전체 4만여명 직원의 2% 선인 8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번 조치가 사업의 신속성을 부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버라이존은 이와 함께 구조조정에도 착수, 현재 7개로 된 사업부문을 4개로 통합하고 각 지역사무소를 33개에서 22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핀란드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올 1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이 회사는 휴대폰 판매가 줄어들고 있어 1·4분기의 매출성장률을 25∼35%에서 20%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그러나 이 같은 실적 하향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마진이 향상되고 있어 당초 예상한 주당 순이익 0.19유로(17센트)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최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인 독일 T온라인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콜센터부문을 아웃소싱으로 돌리고 이 부문 인력 2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유료서비스 도입 등으로 지난해 8600만유로(약 900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부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분야 = 반도체 관련 업계에서도 지난주 인텔을 시작으로 1분기 실적 부진 전망 발표가 잇따른 한편 시장 위축에 대응하는 감산·감원 등의 대응책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전체 인력의 5%에 상당하는 1000명의 인력을 감원한다고 16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운영비용을 절약하는 방법으로 수요감소에 대응해왔으나 최근 반도체업체들의 설비투자가 급격히 떨어져 인력 감축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디지털카메라 등에 사용하는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샌디스크도 13일 1분기 실적 하향 전망과 인력 감축 방침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당초 2000년 4분기(1억5500만달러)보다 20% 줄 것으로 예상한 1분기 매출이 더욱 떨어져 감소 폭이 45%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감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에 앞서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일부 공장 폐쇄와 설비투자 감축의 대응책을 내놨다.
일본 반도체업계에서는 히타치제작소가 1분기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생산을 10∼15% 축소하고 니콘·도쿄일렉트로닉스 등도 제조장비 생산을 줄이는 등 감산에 돌입했다. 또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비 판매액은 지난 1월 23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서는 부진을 기록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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