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클리닉]18회-CEO들의 고민

최근 국내 인터넷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지난 한달동안 필자가 운영하는 ICI컨설팅코너(http://www.kangseho.com)를 찾은 200여명의 인터넷 벤처 CEO의 공통적인 고민은 「고객이 없다」 「서비스가 없다」 「돈이 없다」 「전략이 없다」 「비전이 없다」의 5무로 요약된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내는 기술은 탁월하다. 사이트를 열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광고 수주 및 투자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신기루가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막상 사이트를 열어 놓고 보면, 생각만큼 고객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엄청난 마케팅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망연자실해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디어와 기술은 확실한데 서비스를 제공받을 고객은 어디에 있을까. 그 고객은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는 많은 사업자의 공통적인 첫번째 고민이다.

두번째는 서비스의 부재다. 사업을 진행하려면 적정한 수입이 발생해야 하는데 무료 포털 서비스에 익숙한 고객들은 돈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인터넷 사업자들은 고객이 돈을 내도 아깝지 않은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 낼 지를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는 다른 사업자가 진입하기 힘든 독창적인 것이어야 하고,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를 준비하려면 우수한 인재들의 창의적인 노력과 자원의 집중이 필요한 것을 느끼고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의 부재로 많은 사이트들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가 사라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다음으로 돈이 보이지 않음을 하소연한다. 한 때 「인터넷」이라는 글자가 붙은 사업만하면 투자자들이 몰려들던 버블의 시대는 지나가고, 투자자들은 철저히 수익모델을 요구한다. 광고주들도 단순한 회원수의 개념보다는 수익공헌회원(profit-contributed members)을 중요시하며 구매력을 가진 효과적인 회원을 많이 확보한 사이트에 광고 자원을 집중하려 한다. 자연적으로 수익모델을 가지지 못하고, 버블 회원수를 가지고 있는 사이트는 돈을 모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더 이상 사업을 진전하지 못하게 하는 핵심적인 요인중 하나가 된다.

그렇다면 고객이 없고, 서비스가 없고, 돈이 없는 사이트는 모두 사라질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수익모델의 부재로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도 게임·교육분야 그리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은 매출이 올라가 즐거움을 표시하는 곳이 있다. 고객을 모으고, 서비스를 모으고, 돈을 모으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 수립에 성공한 인터넷 사업자는 사이트가 날로 번창해 가고, 비록 사이트의 회원수는 많이 확보했으나 다음 전략 수립에 실패한 사이트는 점차 기울어 가는 것이 인터넷 사업의 진행 사이클일 것이다. 계속 새로운 수익모델을 연구해 내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노력없이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다음 단계로 진화되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전이 없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그렇게 노력했는데 더 이상 어찌해 볼 도리가 없으니 이제 문을 닫으라고 충고해 주세요』라는 인터넷 벤처 CEO의 하소연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마지막으로 자포자기에 이르는 단계다.

그러나 아직도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계속해서 사이트를 여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새로 진입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먼저 고객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정의하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판별해 내고, 그 다음으로 기술을 생각해 볼 것을 권고하고 싶다.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을 찾아내는 마케팅 기술, 영업능력, 품질 등이 단계적으로 보강될 때 비로소 새로운 수익모델이 탄생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미래 수익가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만 다를 뿐 전통적인 비즈니스의 수익창출 원리가 적용됨을 이해해야 한다.

<강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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