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초고속 인터넷 붐으로 대변되는 인프라의 대대적인 신설 및 증설에 힘입어 국내외 업체 할 것 없이 매출측면에서는 커다란 성장을 거뒀다.
특히 비대칭 디지털 가입자 회선(ADSL), 케이블 망 등 초고속 인터넷 장비 업체들과 광전송장비 업체, 그리고 인터넷 트래픽 폭증에 따른 대용량 라우터나 기가비트 스위치 전문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국내 ADSL 장비는 총 240만회선(1조 2000억원) 규모의 거대시장을 형성, 전세계 물량의 절반가량이 국내에서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DSL과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시장을 주도했던 케이블 모뎀 시장은 대략 150만회선 내외가 공급돼 약 500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홈PNA, T랜 등과 같은 구내 초고속 통신장비도 약 1000억원의 시장을 형성, 국내 업체들의 효자 제품군으로 부상했다.
인터넷 사용자당 트래픽 사용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를 대규모로 전달해주거나 전달받는 광전송장비 수요도 급증했다. 기간광전송장비는 지난해 7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으나 올해는 통신사업자들의 기간망 확충에 힘입어 총 1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초만 해도 한국통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통신사업자가 2.5GB의 기간전송망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하반기부터 320기가, 400기가급 광전송장비를 도입하는 등 대폭적인 용량확대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러한 대대적인 투자가 하반기에는 장비업체가 투자자금을 알선해주거나 빌려주는 벤더파이낸싱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이를 무기로 내세운 다국적기업들의 실적은 호전되는 반면 국내 업체들에는 위협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시스코시스템스·노텔네트웍스·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소위 국내에 진출한 해외 빅3 업체는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4배에 가까운 성장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경우 대대적인 인터넷 망 확충에 따른 라우터 수요 폭증과 ADSL, 케이블 모뎀 장비 공급이 활기를 띠면서 5억달러를 상회한 매출실적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텔네트웍스코리아는 광전송장비 매출 호조와 ADSL 장비 매출이 크게 늘면서 전년대비 4배 이상 성장한 2억80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으며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ADSL 매출 호조에 힘입어 50% 정도 성장한 4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ADSL 매출이 호조를 보인 알카텔과 기가비트 이더넷 전문업체인 익스트림네트웍스, ADSL 망에 소요되는 광대역 원격 서버(B-RAS)인 레드백네트웍스, 유니스피어솔루션스 등도 폭발적인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사업 호조에 힘입어 일부 다국적기업들의 국내 매출이 본사 전체 매출에서 30%까지 차지하는 기업들도 나타났으며 노텔네트웍스나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등은 독립사업영역으로 승격되는 등 국내지사 위상도 급상승했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이 각각 ADSL 장비 50만회선정도를 공급, 다국적기업들의 각축장이 되다시피 한 국내 초고속 가입자 장비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자존심을 세웠다. 또 알파텔레콤·ACN테크·인터링크·텔레드림·단암전자통신·맥시스템 등이 ADSL 모뎀을 개발,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 등에 납품했다.
벤처업체로는 기가링크가 자체 개발한 초고속 가입자망 장비인 T랜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한아시스템·미디어링크·다산인터네트 등 네트워크 전문업체들은 전년 동기대비 100∼200% 정도의 성장을 거둬 위로를 삼았다.
올해에는 경기 위축과 통신사업자의 투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상반기까지 네트워크 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다국적기업과 국내 업체들의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벤처업체들과 일부 대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등 전반적인 시장전략이 수정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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