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시장 조성에 주력하고 있는 온라인서비스임대(ASP)업계가 지난해 초 서비스 출시 이래 1년여간의 시장 경험을 통해 최근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가는 뚜렷한 추세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분야에서 시스템 구축이 특히 힘든 것으로 알려진 제조업체의 생산·자재·물류·판매·회계관리 등 일괄서비스가 최근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돼 잇단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ERP ASP업계는 지금까지 수행한 프로젝트 경험을 발판으로 광범위한 유사 업종별 고객사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셔츠 제조업체인 로열B&B를 ASP 고객사로 유치한 에이폴스(대표 최창규·김윤호)는 회계서비스 상용화 이후 한때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최근 생산·물류관리 모듈 개발을 거의 마무리하고 다음달께 일괄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생산·물류관리 서비스는 지난해 6월 계약 이후 무려 8개월 이상 소요될 정도로 어려움이 컸던 것이다. 결정적인 문제는 의류 원자재 가공에서 제조·납품에 이르기까지 복잡다단한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수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추 하나부터 계절별·수용자별·납품업체별로 다양한 요구가 적용돼야 하는 점이 단적인 애로다. 김윤호 사장은 『ERP ASP는 기본적으로 표준화한 업무절차와 시스템하에서 손쉽게 구축·적용할 수 있지만 특화된 제조업종의 경우 생산관리가 특히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트러스트(대표 현덕훈)도 다음달 상용서비스가 예정된 가구업체 에넥스의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노하우를 쌓았다. 지난해 8월 계약 이후 8개월의 시스템 구축기간을 상정하고 총 25명의 전담직원을 배치할 만큼 어려운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현덕훈 사장은 『10년 이상 ERP 컨설팅과 구축을 해왔지만 에넥스처럼 힘든 경우는 처음』이라며 『회계 모듈을 제외한 주문·생산·판매·기획 등 거의 대부분 ERP 모듈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스템통합(SI)성 작업인 셈이다. 역시 가장 큰 애로는 에넥스가 규격화된 표준제품보다는 주로 주문형생산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넥서브(대표 오병기)의 고객사인 우리조명도 시스템 개발 막바지 단계에 와 있지만 통상 3개월 정도면 충분한 타 고객사의 구축 사례와 달리 5개월에 걸쳐 생산관리부문의 개발작업이 진행중이다. 이 회사 한종민 전무는 『제조업체가 전 업무에 대한 ERP를 도입하는 경우 과다한 수정작업으로 부담이 큰 게 사실이지만 이는 역으로 ASP 전문업체들의 업종별 컨설팅 역량이 취약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ERP ASP시장의 이 같은 난제들이 속속 극복되면서 업계는 올해 보다 면밀한 수요층 선정전략을 통해 시장기반을 확충해 나갈 전망이다. 현덕훈 사장은 『제조업체 중에서도 해당 업종 내 기업수가 많아 초기개발된 표준 템플릿을 확대 적용할 수 있거나 협력사들과의 공급망관리(SCM) 체계 구축이 필수적인 업종 등이 전략적인 고객사』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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