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이동전화 시장에 경쟁체제 도입 이후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던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대폭 감소한 가운데 투자 패턴도 음성에서 데이터 위주로 바뀌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동전화 시장은 음성통신의 가입자 정체 및 축소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음성통신 설비투자 축소 및 데이터통신 투자확대 추세는 IMT2000 서비스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5개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밝힌 설비투자비는 가입자 정체 및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입자망 확충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3조4850억원에 비해 4000억원 가량 줄어든 3조216억원 규모다.
투자 내용별로는 신규투자 대부분이 IS95C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통신 네트워크 구축이었으며 음성통신 투자는 유지보수 및 시설이전에 그쳤고 기지국 확충이나 회선증설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사업자별로는 LG텔레콤·한국통신엠닷컴 등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설비투자를 기획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한통프리텔 등 대형 사업자는 투자비용을 크게 줄였다.
SK텔레콤은 올해 1조5000억원을 망관리 및 신규 투자비용으로 책정, 지난해보다 3300억원 가량을 줄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IS95C에 4016억원, 95A·B망 구축에 1조415억원, IMT2000에 232억원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올해도 IS95A·B망에 4200억원, IS95C 망 구축에 7000억∼8000억원, IMT2000에 320억원, 무선데이터사업에 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계열사인 신세기통신은 지난해 2070억원을 투자했으나 금년에는 40% 가량을 줄인 1370억원 수준의 투자를 준비 중이다. 신세기통신의 설비투자는 대부분 기존 망 운영에 따른 유지보수, 기존 기지국 이설작업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통프리텔도 지난해 8380억원의 설비투자비를 금년 7346억원으로 줄였으며 대부분이 데이터통신망 구축에 투자키로 했다.
한통프리텔은 IS95C 망 투자에 5000여억원을, 나머지 3000여억원은 하반기에 실시될 HDR 테스트를 비롯한 무선데이터서비스, 새로운 기지국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엠닷컴은 지난해와 동일한 3500억원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엠닷컴은 기존 018 네트워크 유지보수, 백업망 관리, 음영지역 해소, 콘텐츠 개발, 신기술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엠닷컴은 5월께 프리텔과 통합 예정이어서 이들 두 회사의 실질적인 투자비용은 1조200억원 규모로 SK텔레콤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텔레콤은 지난해 2900억원과 비슷한 2500억원 가량을 설비투자비로 책정했다. LG텔레콤은 이중 1000억원을 대도시 IS95C에 투자하며 나머지 비용에 대해서는 네트워크 유지보수, 음영지역 해소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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