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20)

새로운 모험<20>

『이혼하고 재혼했다는 것은 흠이 아니네. 그것은 개인적으로 그럴 수도 있으니까. 내가 그랬지 않은가? 나는 이혼하고 재혼했지만, 대통령이 된 사람일세.』

계속 침묵만 지키고 듣고 있던 명예총재 김성길이 말했다. 모두 강문수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생활의 구체적인 흠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첩을 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다시 말했다.

『다른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첩이 있었다는 사실은 치명적입니다.』

『첩, 하하하, 이 세상에 첩 없는 사내가 어디 있나?』

홍석천의 말에 나는 놀라면서 반문했다.

『네, 무슨 말씀인지 이해 못하겠습니다.』

『물론, 과장된 말이지만, 여자문제는 앞으로 알아서 하겠지. 과거 일을 가지고 따진다면 과연 몇 명이나 결백할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을 걸세. 상대방 후보자들도 불확실한 소문만 믿고 첩을 두었느니 뭐니 하다가 명예훼손을 당해 곤욕을 치르고 싶지는 않을 걸세. 강문수에게 실제 첩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선이 가능한 인물이냐 아니냐는 것이 중요하네.』

『잘 알겠습니다. 당에서 결정한 인물이라면 지원하겠습니다. 그러나, 제 의견을 물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다른 사람은 또 뭐가 문제인가?』

『여기 서울 지역의 장대성이라는 후보는 저도 이름을 들어 알고 있는 학자입니다만, 여기 자료에 보면 한때 논문 표절 시비에 휘말린 사건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때 외국인 국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국적을 옮겼지만, 오랫동안 미국 시민권을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정치인으로서는 결정적인 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나간 일이라고 하지만, 상대방 후보가 이 사실을 들쑤시지 말란 법이 없지요.』

세 사람이 말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들의 시선은 내가 너무 고지식해서 걱정이라는 눈길이었다.

『딱하군. 그것도 지나간 일이네. 현재가 중요한 거야. 그리고 장대성이 당선이 될 것인가가 중요하네.』

홍석천 의원이 말했다. 이 선배들에게는 오직 당선이 가능한가 하는 것만이 중요했다. 나의 의식은 당선 이전에 인물이 되었는가 하는 점이었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점차 알게 되면서 나는 자괴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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