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가 코스닥시장 침체, 투자기업의 코스닥등록 일정 지연, 등록 후 기대이하의 주가 등으로 투자회수(exit)에 차질을 빚으면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조기 투자회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투자회수가 부진해 자금이 거의 소진된 일부 신생 창투사들은 신규 벤처펀드 조성 등 투자재원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자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투자기업 주식의 등록 전 장외 매각. 업계는 현재 코스닥시장과 벤처불황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구주시장이 살아나고 있는데다 코스닥등록이 임박한 기업의 주식은 거래가 가능하다고 보고 기관투자가, 개인, 일반법인 등 투자가 가능한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투자기업 주식 매각을 다각도로 추진중이다.
선벤처파트너스의 전일선 사장은 『설령 투자기업이 코스닥에 등록된다해도 6개월 동안 매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창투사들을 중심으로 미등록 주식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며 『조기에 현금화할 경우 수익률은 낮지만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창투사들이 이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스닥등록 및 거래소상장 기업을 통한 우회 상장이나 인수후개발(A &D)도 최근 벤처캐피털업계의 조기 투자회수 수단으로 각광받는 방법이다.
I &G창투 이문종 사장은 『이같은 방법은 기업의 이미지를 첨단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소위 「굴뚝기업」으로 분류되는 일반 등록 및 상장기업들이 선호하고 있어 벤처캐피털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코스닥등록이 임박한 중견 벤처기업에 투자기업을 피 인수합병(M &A)하는 방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상반기중 코스닥등록이 예정된 모 중견 벤처기업에 투자기업 M &A를 추진중인 메리디안창투 김희권 부사장은 『M &A가 이뤄지면 예상보다 조기에 투자기업 주식을 코스닥에서 매도할 수 있어 벤처캐피털들이 이를 적극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매출확대와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유관분야의 기술력 있는 팀이나 신생 벤처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기업가치를 극대화, 조기에 M &A 또는 기업공개(IPO)를 전개하려는 움직임도 최근들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금 규모가 적고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도 현금 유동성이 좋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이 벤처캐피털과 벤처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닥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지속으로 「투자-투자회수-재투자」라는 선순환이 고리가 끊어진 상황에서 벤처캐피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조기 투자회수 전략을 전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금융시장과 경기전망마저 불투명해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조기 투자회수 방법을 개발,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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