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는 지난 1년이 새로운 방송법에 따라 출범한 조직과 업무를 정비한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방송위원회의 위상과 업무를 본궤도에 올리는 해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방송위는 21세기 방송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전담기구로 방송정책기획위원회를 만들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10대 중점추진 정책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지상파TV방송·위성방송의 원활한 정착을 위한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방송영상산업 지원 및 육성을 위한 중장기대책 방안을 수립, 시행키로 했다. 또 방송시장 질서 확립을 통해 방송법 이념을 구현하고 방송 프로그램의 질 향상을 위한 효율적인 심의평가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방송위가 올해 마무리해야 할 일도 산적해 있다.
당초 올해 초부터 시행키로 한 PP 등록제가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미뤄지는 바람에 3개월 이상 늦어졌으며 홈쇼핑사업자 선정과 중계유선방송사업자의 SO전환도 각각 4월 초와 4월 말에 끝난다.
또 올 하반기에는 디지털 지상파TV방송과 디지털 위성방송의 본방송이 시작되지만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상파TV의 재원조달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고 위성방송 법인 설립도 늦어지고 있다.
방송위는 합의제 행정기구가 그동안 한번도 만들어진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제자리를 찾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하나둘씩 개선해 나가지 않는다면 21세기 새로운 방송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방송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실패작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는 방송위의 위상이 강력한 방송정책을 구현해 나가기에는 너무 취약하다는 점이다. 현재 방송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발언권이 없다. 또 타부처처럼 법을 제정하거나 강력한 규제를 가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에따라 문화와 산업에 골고루 영향을 미치는 방송정책을 만들어 낼 경우 문화관광부·정보통신부 등 관련부처와의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통의 경우 서너 개 부처와 관련된 정책이나 법을 만들어 낼 때 차관급이 주관하는 각 부처의 국장급 회의를 열기도 하는데 방송위는 이러한 파워를 발휘할 수 없어 정부부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 방송위를 정부부처로 인식하기보다는 민간단체로 보는 정부부처의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송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강력한 힘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방송산업이 특정분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산업과 문화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관련부처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문제는 문화부나 정통부 등 관련부처의 반발이 예상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방송위가 지상파나 케이블TV, 중계유선방송 등을 관리·감독하는 데 있어서 보다 강력한 규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선정성이나 폭력성, 불법방송 등의 이유로 경고나 사과, 프로그램 중지 등의 명령이 내려졌지만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방송계에서는 방송위가 합의제 행정기구기 때문에 모든 절차와 결과가 민주적일 수 있지만 반대로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위원장조차도 전체 회의의 결과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신을 갖고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없으며 사업자 인허가나 각종 제재조치에 대해 책임을 지지도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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