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대자보

충북 청주대가 한 학생의 징계문제를 놓고 떠들썩하다.

징계를 받은 학생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학교측과 학생들이 상반된 의견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해 학교가 연일 난상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학생에 대해 학교측이 중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대학측은 지난 한해 동안 300여건의 각종 건의사항을 게시판에 게재한 정치사회학과 2학년 이수범씨에 대해 개강과 동시에 3주간 유기정학이라는 중징계 조치와 함께 기존에 게재했던 글의 일괄삭제 처분을 내렸다.

대학측이 이씨에게 내린 징계조치 사유는 상습적 언행불량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이씨는 『게시판에 올린 글 가운데 일부분 욕설이 포함된 것은 인정하며 자숙하고 있다』며 『하지만 학교측이 건전한 비판이나 건의사항에 대한 내용은 전적으로 무시하고 일부 욕설만을 대상으로 징계처분을 내렸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씨는 『그동안 게시판에 게재했던 내용은 등록금 인상, 학원 비리 등 다른 학생들이 게재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번 조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 학생들은 이씨에 대한 징계조치가 지나치게 가혹했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사회과학대 단대회장 장상권씨(광고홍보학과 3년)는 『충북대 홈페이지 게시판은 현재 로그인 제도로 운영되고 있어 학교측에서 글을 게재한 학생을 찾아 제재를 내리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며 『이씨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학교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장씨는 『게시물의 일괄삭제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이씨에 대한 징계는 학칙에 의거한 만큼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는 원칙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한편 이씨가 자신의 징계조치가 부당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려 하자 일부 학생들이 『개인의 문제를 확대해석해 학교 전체를 소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반대하는 등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청주대는 지난해부터 학교홈페이지 게시판에 로그인 제도를 도입해 학교측이 건설적 비판(?) 내용이 아니라고 평가하는 글은 일방적으로 삭제하고 있고 게재된 건의사항이나 의문사항에 대해 학생들에게 일체의 답변도 하지 않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인해 학생들로부터 항의를 받아왔다.

이번에 징계를 받은 이씨는 『일시적으로 학교 사이트에서 ID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재 조치를 받은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 학생회를 비롯해 이씨에 대한 학교측의 징계조치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학칙상 4주 결석이면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3주간의 징계는 사실상 이번 학기를 포기하라는 무언의 압력』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이번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총학생회측은 『학생회 임원이 아닌 일반 학생의 징계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씨에 대한 징계조치가 자칫 잘못된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명예기자=차정호·청주대 queenck@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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