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통일 IT포럼 해외자문위원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북한 외교는 클린턴 정부의 외교정책과는 분명히 다른 차이가 있다.
최근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단행한 이라크에 대한 기습적인 공습은 이라크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강경한 조치가 잇따를 것이라는 예고탄이나 다름없다.
부시 행정부는 과거 클린턴 정부와는 달리 북한 지도자에 대해 회의적 태도를 갖고 있다.
지난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한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조치로 평화선언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주문하고 있다.
즉, 미국은 북한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 없이는 외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미국측의 태도는 지난 94년 체결된 제네바 미사일 협정을 재개하고 북한측에 제네바 합의 사항을 수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 북한이 핵무기 제조를 중단하지 않는 한 부시 행정부는 재래식 무기 감축을 비롯해 북한에 대한 압박 고삐를 늦추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한 강경노선은 북한이 핵무기 협정을 파기할 경우 경수로 사업까지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부시 행정부의 출범으로 북한이 새로운 환경에 처해지게 된 가운데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암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 정부가 북한에 쇠고기 20만톤 지원 의사를 밝혔을 때 북한측이 흔쾌히 수락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북한이 독일 정부에 대해 자유로운 외교 활동을 보장한 사
실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것이 미국의 대이라크 공습 등 강경조치 탓인지는 몰라도 남한측에는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다.
이는 결국 남한이 북한에 독일보다 그동안 제공했던 부분이 훨씬 더 많은 만큼 독일이 요구한 것보다 한 차원 높은 요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민간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를 북한측에 요구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도래했음을 암시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IT분야는 남북한이 쉽게 교류할 수 있고 앞으로 서로에게 상호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분야다.
남북한 통일이 IT교류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널리 형성되어 있다.
현재 북한은 IT 관련 분야 우수한 재능을 가진 전문가들이 풍부하지만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남한은 북한 기술자들이 남한으로 출퇴근하거나 몇달씩 머물며 일하고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컨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사람들이 미국에 일정기간 머물고 출퇴근을 하며 일하는 사례는 남북이 고려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는 임금경쟁력 차원에서도 남한 기업에 큰 이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우리도 미국의 사례를 통해 휴전선 부근에 남북한 IT 산업단지를 건설할 수도 있다.
남과 북이 지역적 경계에 개의치 않고 휴전선 이남이나 이북에 남북한 공동으로 IT단지 조성을 통해 공통의 이익아래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경제적 차원뿐만 아니라 통일을 위한 시금석을 놓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IT분야 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가 저임금을 통해 자국의 경쟁력을 높이기에 한창인 가운데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단연 IT 분야다.
남북한 경제 협력과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IT분야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 남북 경협에서 IT는 가장 전망있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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