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벤처캐피털리스트 생활. 이제 어느 정도 캐피털리스트로서의 이력도 붙을 법 하지만 우리기술투자 정만회 이사(39)는 정통 벤처캐피털리스트의 길은 이제부터라고 말한다. 정 이사는 지난 88년 신보창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시작, 지난 95년부터 SK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2년간의 외도를 했지만 결국 벤처캐피털리스트라는 이름을 버리지 못했다.
SK증권 시절 신성이엔지의 기업공개(IPO)를 인연으로 지난 97년 신성이엔지가 우리기술투자를 설립하면서 창립 멤버로 벤처캐피털업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설립 당시 심사인력 4명의 조그만 창투사였던 우리기술투자는 어느덧 탄탄한 중견 벤처캐피털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의 성장과 함께 정 이사의 트랙 레코드도 만들어지고 있다.
정 이사의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의 감각, 소위 「돈 되는 투자」에 대한 직감은 잠깐 동안의 외도였던 증권사 경험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벤처캐피털리스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IPO 업무를 설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벤처 활황 이후 증권사에서 벤처캐피털업계로 뛰어든 사람이 많지만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아직 벤처투자 마인드 부족으로 정통 벤처캐피털리스트라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창투사, 증권사, 다시 창투사로 이어지는 경력은 분명 업계에서도 드문 이력으로 꼽힌다. 스스로가 말하듯 이런 이력이 정 이사로 하여금 돈이 되는 투자를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물론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는 신보창투 근무시절에도 하이트론시스템즈와 같은 업체에 투자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 이사의 신보창투에 대한 기억은 많은 시행착오를 했던 훈련기간의 경험으로 남아있다. 그 때의 경험이 약이 되어 지금의 투자 노하우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기술투자에서 정 이사가 투자에 관여한 업체로는 파워넷·자원메디칼·웰링크·한양이엔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웰링크는 8억원을 투자, 40억원의 투자수익을 얻기도 했지만 기억에 남는 투자는 오히려 자원메디칼이라고 말한다. 다른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하지 않던 이 회사에 정 이사는 2주간의 사전검토, 30분간의 사장 면담 후 신속한 투자결정을 내렸다. 투자금액도 당초 계획액보다 50%가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이에 부응하듯 6배수 투자를 고집하던 이 회사는 우리기술투자에 2배수 투자로도 만족했다.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에 대한 보답이었다. 벤처기업의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던 정 이사의 작품이다.
정 이사는 벤처투자를 「운칠기삼」에 비유한다.
『투자당시 그 회사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은 30%에 불과합니다. 국내외 경기상황, 산업 트렌드 등 불확실한 주변요인이 70%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70% 부분은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직감과 투자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 관리가 함께 어우려져 줄여야 하는 부분입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되돌아온 정 이사의 벤처투자 지론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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