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섣부른 경기호전 예측을 경계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00개 가까이 되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4분기 기업경기전망 결과가 주목을 끌고 있다. 63을 기록했던 1·4분기 경기실사지수(BSI)가 2분기에는 100을 기록했다.

이는 자칫 우리의 경기가 금방이라도 되살아날 것 같은 착오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하는 일이다. BSI는 100이 기준이다. 그것을 웃돌면 그 전보다 경기가 호전된다는 의미다.

2분기 BSI는 63인 1분기와 비교하면 37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2분기 경기가 1분기보다 37%가 나아진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1분기와 비교해 볼 때 더 나빠질 것도, 더 좋아질 것도 없다는 것이 정확한 의미다. BSI는 그 전분기가 기준(100)이기 때문이다. 또 그 결과도 사실은 조사대상인 기업인들의 심리상태에 가깝다.

경기가 향후 어떻게 될지에 대한 기업인들의 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특히 기업인들은 오랫동안 경기가 좋지 않았으니 경기가 호전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BSI에 그러한 바람이 반영됐을 수도 있다. 그것이 반영된 상태에서 100을 기록했다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런데도 2분기 BSI가 100을 기록한 것은 의미가 있다. 경기가 사이클을 타기 때문에 언젠가는 오른다. 1분기가 63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였는데 2분기가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바닥이 될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국내경기라는 것이 어차피 세계경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나홀로 경기」라는 것은 있기 어렵다.

특히 우리와 교역 규모가 큰 미국·일본 등의 경기가 심상치 않다. 미국은 이미 경기 경착륙에 대해 주의보를 내린 지 오래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는 금리인하를 잇따라 단행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맥락이다. 일본도 헤이세이 불황 이후 회복됐던 경기가 최근 반전, 회색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기업인들이 국내 경기의 개선 요인으로 든 것도 사실은 그리 확실하지 않다. 우선 국내외 금리인하를 들었는데 그것은 경기가 안 좋거나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취하는 정책이다.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도 같은 맥락으로서 그것이 단기간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간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불확실한 경제에서 기업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경기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이번 상의의 경기실사 결과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경계해야 겠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서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경기가 횡보를 하다가 더 하강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경기침체기에 대비해 허리띠를 죄는 것에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 불황일수록 기업의 경쟁력은 중요하다. 기업의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은 불황을 넘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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