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株 울고 싶어라

네트워크 관련업체들이 대규모 수요처인 통신시장 재편으로 올해 실적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통신시장이 최근 비동기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로 선정된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을 주축으로 재편되면서 사업자간 경쟁구도가 약해짐에 따라 독자적인 서비스를 위한 광통신망 등 네트워크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일 정보통신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올해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15.8% 감소한 9조8485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95년 통신시장 경쟁체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 등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통신시장 의존도가 높은 네트워크 관련업체들의 매출 등 실적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통신사업자의 초고속 인터넷장비 구매 붐으로 100% 이상의 매출성장을 보였던 광전송장비업체들은 올해 통신사업자들이 비용이 적게드는 구리망 위주의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전년대비 20% 이상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도 네트워크 관련업종 중 통신서비스 부문 매출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투자등급을 하향하고 나섰다. 대우증권은 5일 『통신시장의 재편으로 당초 99년에서 2002년까지 네트워크 장비업종의 성장전망을 13.3%에서 4.7%로 하향조정한다』며 『올해 성장전망도 12.2%에서 3.4%로 낮춰잡고 관련업체들의 투자등급도 장기매수에 중립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최근 한국통신 등 통신서비스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네트워크통합(NI)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쌍용정보통신 등 통신서비스 사업비중이 높은 NI업체들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네트워크 관련업체들이 기대를 모았던 IMT2000 사업이 최근 서비스 시기와 사업주체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허성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사업자인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독점이 더욱 심화돼 신규서비스 사업자의 시장진입, 서비스사업자의 장비구매, 신규고객 확대 등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관련 산업의 성장메커니즘이 무너지고 있다』며 『통신서비스사업자의 독점화가 진행될수록 지난 96년 이전에 발생했던 네트워크 관련산업의 저성장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네트워크 관련업체 2000년도 매출 및 통신부문 비중(단위:억원, %)

업체=2000년도 매출=통신부문 전체매출 비중

웰링크=1487=100

삼우통신공업=1170=100

일륭텔레시스=401=90

이스텔시스템즈=3526=85

인터링크=459=60

한아시스템=409=50

KDC정보통신=706=47

인성정보=790=30

코리아링크=642=10

콤텍시스템=18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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