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4)이동전화단말기-도전, GSM②

「99년 12억5000만달러, 2000년 16억3900만달러로 수출액 31.1% 증가.」

「2001년 통신장비업체들의 잇따른 사업 진출.」

이 정도면 국산 유럽형이동전화(GSM) 단말기 수출전선에 청신호가 켜진 듯하다. GSM 단말기 수출 원년이랄 수 있는 지난 98년의 수출액이 4억∼6억달러(비공식 집계)였으니 3년여 만에 무려 400% 가까운 상승곡선을 탔다.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제품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 즉 실험실을 벗어난 국산 GSM 단말기가 상용화의 문턱을 넘는 데 힘겨운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GSM사업팀을 구성, 제품 개발 및 수출계약을 동시에 추진해왔다. 이 회사는 2001년 2월 현재 제품 개발은 물론 GSM 단말기 분야 형식승인까지 마친 상태다. 언제든지 유럽 시장에 단말기를 내다팔 수 있는 자격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GSM 형식승인을 획득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수출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유럽의 국가별·사업자별 통신망에서 단말기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상용화가 늦어지는 데서 비롯된 결과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팬택은 상황이 더욱 꼬인 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독일 ETS(Electronic Technology Systems)로부터 GSM 단말기 인증을 획득하고 시장 진출을 추진했으나 아직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역시 유럽 지역 상용화의 부담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 때문인지 팬택은 최근 목표를 수정했다. 수출 대상지역을 유럽에서 중국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이에 따라 팬택은 유럽의 대중적인 단말기 디자인인 바(bar) 타입을 폴더(folder) 타입으로 바꾸기로 했다. 폴더 타입이 동양인(중국인)들이 보다 선호하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팬택은 이 같은 전략 수정으로 인해 폴더 타입으로 재인증 작업을 추진, 오는 6월 이후에나 GSM 단말기의 첫 선적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스탠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 http://nixxo.co.kr)은 GSM 단말기 사업 진출을 공언한 지 반년이 넘도록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결국 국산 GSM 단말기 수출 성공의 관건은 「현지 상용화」, 즉 「안정적인 로밍 구현 여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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