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산업 동향 및 향후 과제>
-김양호<베이직기술투자 사장>
지난 97년 이후 나스닥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든 2000년 중반까지 대다수의 미국 벤처캐피털들은 나스닥 IPO시장의 활황세를 배경으로 닷컴기업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초부터 논란이 돼온 미국 경기의 연착륙 불확실성과 나스닥 첨단 벤처기업에 대한 지속적 거품론으로 인해 과다한 닷컴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던 벤처캐피털들을 중심으로 나스닥 IPO를 통한 투자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사상 초유의 적자를 경험하게 될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나스닥 IPO시장은 지난 99년 대비 2000년에 성공적으로 공모돼 등록된 벤처기업의 수가 20%나 감소했다. 특히 이들 등록된 업체 중 인터넷을 활용하거나 관련된 벤처기업의 수도 17%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167%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던 미국 벤처캐피털들에 있어 이 위기는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고, 현 상황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 벤처캐피털은 기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신규투자에 있어서는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장기투자위주의 낮은 프리미엄의 초기단계 벤처를 선호하고 기업가치산정시 전통적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투자분야에 있어서도 콘텐츠나 전자상거래기업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반면 바이오·통신·소프트웨어 등의 실체가 있는 사업모델에 투자를 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벤처기업 IPO 실적을 보면 99년 12개 업체가 등록된 반면 2000년에는 53개 업체가 등록돼 40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통신과 네트워크 분야는 99년 16개 업체에서 2000년 19개 업체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공모금액에 있어서도 99년 16억달러에서 2000년 31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IPO가 가장 활발했던 지난해 3분기에 등록된 통신 및 네트워크분야 업체 중 40%가 무선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20%는 광통신네트워크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잘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미국시장에서만 국한돼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국내 벤처캐피털업계에서도 신규투자에 있어 보수적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투자요건이 강화돼 투자대상업체의 목표시장은 이미 검증된 시장이어야 하고 대형투자가 필요없으며 강한 진입장벽과 검증가능한 수익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초기단계의 낮은 프리미엄으로 투자가 가능한 업체여야 한다.
아울러 국내 벤처산업도 지난해 미국못지 않은 거품론에 휩싸여 현재까지도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벤처투자주체인 벤처캐피털의 경우 다양한 벤처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함으로 인해 역량이 분산돼 우량 벤처기업의 발굴 및 관리에 있어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 벤처기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이 적어 진입장벽이 낮다. 일반투자자들도 기업에 대한 분석능력을 갖추지 못해 투자의사결정시 시황이나 유행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국내 코스닥 및 벤처의 거품과 폭락세는 나스닥이나 자스닥에 비해 과대하게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벤처산업 전반에 걸친 불신으로 확대돼 벤처캐피털·벤처기업·주식투자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벤처산업의 견인차인 벤처캐피털은 전문분야에 집중해 투자업체의 발굴로부터 성장지원에 이르기까지 동반자로서 전문적 컨설팅 및 자문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벤처기업도 지속적 기술개발을 통해 차별된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두터운 진입장벽과 마케팅능력을 보유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반투자자들은 정확한 기업분석능력을 함양해 유행이나 시황을 좇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개별주체가 고유분야에 핵심역량을 배양한다면 현재 팽배해 있는 벤처불신의 고리를 선순환고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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