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株, 당분간 반등 어려울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보인 통신서비스주들이 좀처럼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26일 통신서비스주들은 지난주말의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또다시 하락국면을 보였다. SK텔레콤은 등락을 거듭하다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한국통신은 전날보다 1100원 떨어진 6만6200원으로 끝났다. 코스닥시장에선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이 각각 500원, 120원 하락한 4만600원과 9560원으로 마감됐으며 LG텔레콤도 400원 떨어졌다.

이처럼 거래소 및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통신서비스주들이 약세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양대 증시 지수상승의 발목을 붙잡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어 증시에 적지않은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그렇다면 통신서비스주는 언제쯤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까.

증시전문가들은 통신서비스주는 낙폭이 컸다는 점을 제외하곤 반등할 만한 모멘텀이 없어 상당기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통신서비스업체가 큰 폭의 실적호전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의 악재를 해소할 만한 특별한 반등모멘텀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통신서비스주의 키를 쥐고 있는 종목은 SK텔레콤. 거래소 시가총액 2위이자 통신서비스업종 대표주인 SK텔레콤의 반등 시점에 맞춰 통신서비스주들이 일제히 부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지난주말 그동안 하락폭을 줄이며 7500원 상승한 21만2500원으로 올랐지만 26일 재차 보합세로 장을 마감하며 조정국면이 길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외국인들은 지난주에만 SK텔레콤 주식 558억원어치를 시장에서 팔아치웠다. 유럽시장에 불거진 IMT2000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의 SK텔레콤 주식매도로 나타난 것이다.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전략적 지분매각에 대한 불확실성도 외국인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박세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주가가 28만원대에서 21만원대로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순익증가에 따른 요금인하 압력 등 여전히 주가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많다』며 『올해 실적이 가시화되는 하반기 이후에나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큰 폭의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영구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10조2800억원의 매출과 1조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한국통신 지분매각(14.7%)이 실패로 돌아간데다 세계 통신주 하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미끄러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년 6월까지 전략적 지분매각을 포함해 한국통신 주식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매각, 한국통신의 민영화를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지분매각 실패로 민영화 추진계획이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지분매각 실패가 일시적으로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지분매각 실패는 유통주식수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풀이한다면 오히려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한통프리텔은 올들어 실적호전과 한국통신이 IMT2000사업의 실질적인 주체로 부각되며 연초 5만원을 육박했지만 최근 통신서비스주 하락으로 26일 현재 4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특히 최근 주가하락으로 한통엠닷컴과 합병이 무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주가부양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통프리텔이 실적호전과는 별도로 전세계 IMT2000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한통프리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10% 가량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최근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인수합병(M&A)의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주가조정이 계속될 전망이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주는 2·4분기 이후 본격적인 상승이 기대되는 SK텔레콤과 괘를 같이 하며 움직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계 IMT2000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가 가시화되면 기대(2·4분기 이후)보다 빨리 반등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