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연구원, 600명 투자성향 조사

창업벤처(스타트업)에 종잣돈(시드머니)을 지원하는 국내 「엔젤투자가」들은 대부분 대졸 이상의 고학력 소유자이며 30∼40대 현직 일반 회사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나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일선에서 물러난 장년층 이상의 엔젤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최근 서울엔젤클럽에 의뢰, 600명의 국내 엔젤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벤처투자성향 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엔젤의 88.4%가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들로 나타났다. 특히 석사학위 이상의 고학력자들도 22.1%로 나타났다.

엔젤투자가들의 직업별 분포를 보면 회사원이 37.6%로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으로는 자영업자(17.6%), 금융인(11.8%) 최고경영자(10.6%)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벤처기업에 도움을 주는 지원엔젤, 이른바 「서포트엔젤」로 불리는 회계사·세무사·변호사·연구원·대학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1∼3%에 불과했다.

이처럼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회사원의 비율이 높은 것은 국내 엔젤투자가 전문성이 다소 결여돼 있다는 것은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엔젤투자가들은 전체의 87%가 과거에 실제로 벤처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고 과반수 이상(54%)이 주식시장이나 장외시장 투자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가 각각 36%와 34%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50대가 17%, 60대 이상 7%, 20대 이하 6%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전체 평균연령은 42.3세다. 이처럼 경제활동이 왕성한 30∼40대 비율이 높게 나타난 국내 엔젤투자가 주로 현직 회사원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중장년층 퇴직 및 퇴임자가 주류를 이루는 선진국과는 대조를 나타낸다.

투자재원 조달방법으로는 압도적으로 많은 80.7%가 「금융권 예금과 주식 등 유가증권 처분자금」이라고 응답, 비교적 여유자금을 갖고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퇴직금(5.9%), 「부동산 처분자금」(4.2%) 등이 뒤를 이어 국내 엔젤들이 벤처투자를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벤처투자시 선호하는 업종으로는 정보통신(하드웨어)이 47.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관련분야가 23.9%, 게임 등 소프트웨어(SW) 개발사업이 13.4%, 의학 등 생명공학 분야가 13.4%로 각각 조사돼 정보기술(IT) 분야가 전체의 85.5%로 엔젤투자가들로부터도 가장 인기있는 업종임을 입증했다.

이밖에 이번 조사에서 엔젤투자가들은 개인재산의 4분의 1이 넘는 27.3%까지 투자에 사용할 뜻이 있다고 답했으며 76.7%의 응답자가 투자 후 1∼3년 사이에 투자회수가 가능하길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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