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금주의 키워드>퍼블릭/프라이빗 e마켓

퍼블릭/프라이빗 e마켓 : e마켓은 본래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를 인터넷 공간에서 구현한 가상장터의 개념이다. 종전 오프라인 거래환경에서 다양한 거래방식이 있었던 것처럼 e마켓도 갖가지 비즈니스모델이 출현해왔던 것이 사실. B2B시장에서 퍼블릭과 프라이빗으로 e마켓 비즈니스모델이 구분되고 있는 것은 최근들어 나타난 경향이다.

퍼블릭/프라이빗을 가르는 기준은 해당 e마켓 거래 참여 주체의 구성형태에 따른 것이다. 퍼블릭 e마켓은 거래 참여기업이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수요자로 구성된 개방형 시장이다. 따라서 시장성격도 「공공성」 「개방성」 「대중성」을 띠고 대부분 중개매매 수수료에 매출을 의존한다. 또한 다수의 공급자·수요자를 중개하는 비즈니스모델이므로, e마켓은 관련기업들간의 중립적 컨소시엄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이에 비해 프라이빗 e마켓은 단일 공급자나 수요자가 협력기업들과 자사 중심의 시장을 구현한 형태다. 다시 말해 단일기업이 구축하는 거래 파트너들간의 협업체계이며, 효율적인 공급망관리(SCM)를 통한 가치극대화가 목적이다. 거래형태는 일대다수인 셈이다. 이를 주도하는 단일기업은 수수료에 의한 추가적인 수익창출보다는 거래효율 향상과 비용절감을 노린다. 프라이빗 e마켓은 따라서 단일 대기업의 소유구조를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프라인 대기업들의 e비즈니스는 급변하는 기술·산업 동향만큼이나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때로는 방향성 없이 좌충우돌하는 것처럼 비칠 때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e마켓 추진전략.

대다수 기업들이 초기 e마켓의 그림으로 잡았던 모델은 굳이 구분하자면 퍼블릭 형태. 다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수요자가 속한 퍼블릭 e마켓은 거래참여에 따른 혜택은 물론, 출자에 따른 추가적인 자본이익도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은 불과 1∼2년 사이 실망으로 주저앉아 버렸다. 가장 대표적인 퍼블릭 e마켓으로 여겨지는 버티컬(http://www.verticalnet.com)이 지난해 하반기 실적악화에 시달리면서, 주가폭락·사업매각 등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뿐, 대부분의 퍼블릭 e마켓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세계적 생명공학 e마켓인 미국 벤트로(http://www.ventro.com), 무기화학 e마켓인 플라스틱넷(http://www.plasticnet.com), 제지류 e마켓인 페이퍼익스체인지(http://www.paper-xchange.com) 등 B2B의 선두주자들로 꼽히던 퍼블릭 e마켓들도 사업악화를 겪으면서 솔루션 판매나 컨설팅 등으로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 초창기 e마켓 비즈니스모델에 먹구름이 끼면서 대기업들이 출자, 참여한 퍼블릭 e마켓도 기세가 누그러든 것은 당연한 귀결.

프라이빗 e마켓은 오프라인 대기업들이 퍼블릭 e마켓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면서 B2B 추진목표 자체를 아예 새롭게 짠 결과물이다. 거래 수수료를 통한 추가 수익창출, 기업공개를 통한 자본이익 취득 등은 뒷전으로 미루는 대신 기존 자사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비용절감을 꾀하자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자본이익률(ROI)의 극대화 수단으로 프라이빗 e마켓이 거론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자사 중심의 SCM 체계를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하고,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포항제철·현대자동차 등 굵직굵직한 업종별 1위 기업들이 현재 프라이빗 e마켓을 구축중이다. 그동안 자체 조달망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세계 수준의 기업들이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그러나 퍼블릭 e마켓과 프라이빗 e마켓은 결코 대립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 현재 프라이빗 e마켓을 구축중인 대기업들도 퍼블릭 e마켓에 참여중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참여하고 있는 퍼블릭 e마켓 컨버즈(http://www.converge.com)의 김선일 사장은 『결국 퍼블릭과 프라이빗은 추진목적이 서로 다를 뿐 기업들에게는 모두 필요한 전략』이라며 『두 종류의 e마켓이 B2B 비즈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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