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판점-할인점, "가전 유통시장 주도권을 잡아라"

신유통망이 가전제품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급부상하면서 신유통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판점과 대형할인점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가전유통에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양판점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점포확장과 함께 막강한 고객집객력을 무기로 대형할인점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양판점과 대형할인점의 경쟁은 초반승부에서 밀리면 가전유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최근들어 서로 매장의 인접지역에 전략매장을 설치하는 맞불작전을 구사하는 등 정면승부로 치닫고 있어 가전유통시장을 변화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황＝하이마트·전자랜드21 등 전자양판점과 이마트·한국까르푸 등 대형할인점들은 동일한 지역상권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신규매장을 내고 있다. 같은 상권에서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0월말 현재 전자양판점이 할인점 인근 상권에 위치해 경쟁을 벌이는 접점지역은 하이마트가 이마트와는 23여곳, 한국까르푸와는 10여곳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전자랜드21의 경우는 이마트 10여곳, 한국까르푸 7여곳에서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마트가 현재 29개에서 올해안으로 42개로 매장을 늘리기로 했으며 이에 맞서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도 올해 각각 20여곳을 오픈할 계획이어서 양판점과 할인점간 충돌은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의 공세＝신유통망의 선두주자인 이마트 등 대형할인점은 공격적인 점포확장과 함께 막강한 집객력을 무기로 가격경쟁력을 한층 높이면서 고객 또한 로열층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할인점이 주요 고객층을 고소득 계층과 중장년층까지 다방면으로 확대하면서 양판점·대리점 등 다른 유통망과의 고객끌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또 이마트는 양판점과 비교했을 때 그간 약점으로 지적돼오던 부문에 대수술을 단행하기 시작했다. 점포마다 별도의 애프터서비스(AS)센터를 가동하고 향후 공동AS센터를 운영할 계획으로 있는 등 접객력 향상에 적극 나섰다. 또 물류체계를 보다 강화함으로써 소형가전에 이어 대형가전으로까지 배송서비스 품목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등 양판점에 대한 대응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다.

◇양판점 수성전략＝전자양판점은 최근 가전대리점들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대리점이 사라진 빈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대형할인점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할인점이 넘기 어려운 「태산」으로 변신하기 전에 전자양판점은 접객력, 배달서비스, 디지털가전 등 할인점의 취약부분을 대폭 강화, 전자전문점의 강점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킨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하이마트는 이를 위해 연내 취급 모델을 3500개에서 5000개로 확대하고 할인점에 없는 신상품 위주로 진열·판매하고 직원 친철교육을 한층 강화해 나간다. 또 하이마트 남분당점 등의 점포를 이마트 턱밑에 출점시키는 등 이마트 집객력을 역이용, 매출을 늘리는 출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자랜드21도 소형가전의 매출비중을 연내 7대3에서 6대4 비율로 강화함으로써 소형가전품목에 적극 대응하고 매장과 문화공간이 결합된 매장수를 늘려 나감으로써 대형할인점에 대응하기로 했다. 또 소상권엔 직영점을 출점시키면서 대형상권의 경우는 할인점 롯데마그넷과의 제휴를 통해 올해 롯데마그넷에 12개 지점을 오픈하기로 하는 등 공존관계를 유지하는 상권전략을 쓰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임동식기자 lsd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