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업에서 배운다>6회-후지쯔(하); 인터넷비즈니스

요즘 후지쯔는 온통 인터넷 붐으로 들떠 있다. 들떠 있다기보다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한 가운데 와 있다는 느낌을 준다. 본사가 있는 도쿄뿐 아니라 가와사키 사무실에도 「에브리싱 온 더 인터넷(everything on the internet)」이라는 문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거리에 나도는 잡지에도, 광고전단에도 후지쯔에 관한 것은 모두 인터넷과 관련된 것이다. 직원들 또한 이같은 문구가 들어간 대화를 나누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만큼 후지쯔가 인터넷 비즈니스를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후지쯔는 이미 지난 99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업분야에 그룹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투입하겠다는 새천년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모토는 앞서 거론한 「에브리싱 온 더 인터넷」이다. 이 전략을 통해 후지쯔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을 설정했다. 그룹의 사업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쳐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인터넷 관련 핵심사업에 그룹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자는 게 근본 취지다.

이같은 원칙은 「3대 넘버원 전략」으로 요약된다. 다가오는 인터넷 시대를 리드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현재의 사업구조를 완전히 개조하자는 것이기는 하나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실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넘버원 전략의 첫번째는 「넘버원 인터넷 솔루션 프로바이더」다. 최적의 인터넷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의미에서 이 전략은 자사의 서버 제품과 운영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제어용 미들웨어 등의 개발능력을 향상을 바탕에 깔고 있다. 특히 광대역 네트워크의 경우 XML기술이 다른 시스템간 데이터를 연결시키는 데 핵심기술이 될 것이란 판단 아래 이 분야 기술의 표준화에 심혈을 쏟고 있다.

두번째로 들 수 있는 「넘버원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는 후지쯔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의 기업은 바로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라는 등식을 만들어낸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를 실현하는 것은 「니프티(@nifty)」다. 니프티는 후지쯔가 오로지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현재 일본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 반열에 올랐다.

현재 600여개의 기업이 가입했으며 한달 동안 1000만건의 접속 건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이는 물론 온라인보험, 일본 최초의 인터넷 전용은행 서비스, 사진인화 서비스까지 제공할 정도로 다양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인터넷 대제국」을 건설하겠다는 후지쯔의 야심찬 계획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

는 순간이다.

마지막 「넘버원 인터넷 유저」 전략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전략을 앞세워 그룹내 사업 방식과 의사결정체제 등 경영방식은 물론 기구와 조직까지 모조리 바꿔나가려고 하고 있다. 실제로 후지쯔는 매년 매출의 2% 정도를 사내 정보인프라 업그레이드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대략 700여개의 인터넷 전용서버를 보유할 정도의 수준에 올라섰다.

후지쯔는 이 서버들을 통해 하루 약 100만개의 e메일을 주고 받는다. 월 평균 2000만 웹 페이지뷰 기록도 갖고 있다. 후지쯔 역시 실제로 연간 3조7000억엔 이상의 물품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하고 있다. 인터넷을 경영에 접목시키고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 또한 상당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여 대대적인 개혁작업을 성공적으로 진척시킨 결과물이다. 이는 기존의 사업을 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방향으로 성공적으로 틀어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후지쯔가 정한 3가지 핵심사업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미 후지쯔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플랫폼, 테크놀로지 등을 그룹 핵심사업의 축으로 삼아 향후 정보기술(IT) 분야의 대표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서비스 부문의 경우는 우선 컨설팅·시스템통합(SI), 네트워크통합(NI), 유지보수 등 토털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서비스의 내용을 향상시켜 고객에게 최적화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플랫폼도 인터넷에 최적화된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기본 방침을 정했다. IMT2000, 광 네트워크, 서버, 클라이언트, 유닉스 서버, 네트워크 미들웨어 등 오픈계 플랫폼에 이들 인터넷 기반의 통신 인프라를 접목시키겠다는 목표다.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도 시스템 LSI(SOC), 플래시메모리, 복합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의 최첨단 제품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있는 후지쯔의 활동은 상당히 의욕적이다. 후지쯔는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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