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코리아 염진섭 사장 사임

야후코리아 염진섭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 97년부터 야후코리아를 이끌었던 염 사장은 오는 5월 1일부터 야후코리아 고문과 이사회의 이사 직책을 맡게 된다. 대표이사로서 상근 업무는 4월 30일 종료되고 이후 고문과 이사회 이사로 야후코리아의 방향, 비전 정립과 같은 업무를 맡게 된다.

야후코리아 측은 염 사장이 퇴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조만간 신임 사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염진섭 사장은 『디지털 경제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야후에서 일을 해 큰 행운이었다』며 『비록 야후코리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지만 디지털 혁명의 선두에 서서 디지털 문화를 가꾸는 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7년 9월 7명으로 출발한 야후코리아는 현재 직원수가 160여명으로 늘어났으며 다음이나 라이코스코리아와 함께 국내 3대 인터넷 포털업체로 명성을 얻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인터뷰 염진섭 사장 퇴임의 변|

염진섭 야후코리아 사장이 오는 4월 30일자로 야후코리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염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는 이유는 「일신상의 문제」 때문. 하지만 이번 퇴임이 염 사장의 적지않은 마음고생 끝에 내려진 결정이어서 주위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더욱이 야후코리아가 국내 간판 인터넷기업임을 고려할 때 이번 그의 퇴임은 인터넷업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게 된 것은 사랑하는 가족에게 시간을 더 많이 쏟아야 하는 피치못할 사유 때문입니다. 25년이란 세월을 앞만 보고 뛰어왔던 아버지 뒤에는 너무나 많은 가족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두고 있는 염 사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병을 앓고 있는 딸로 심한 마음고생을 해왔다. 최근 딸의 병세가 더욱 심해지면서 주변사람들이 안쓰러워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브랜드인 야후를 한국에서 이만큼 키워낸 데는 염 사장의 인터넷에 대한 남다른 희망과 비전이 깔려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개인적인 이유로 그 자리를 물러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97년 소프트뱅크코리아에서 야후코리아를 설립할 때만 해도 한국 인터넷시장은 말 그대로 불모지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미국 야후 본사를 설득해 한국법인을 출발시키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도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실제로 야후가 국내에서 토종기업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며 부동의 1위를 지켰던 데는 염진섭 사장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있다. 야후코리아가 국내 인터넷기업을 대표하는 위치에 오르기까지 염 사장은 지독한 일벌레라는 말을 들으며 야후의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업에 몰두했다. 이 때문에 「야후코리아 =인터넷 =염진섭 사장」이라는 말이 인터넷업계에 나돌 정도였다. 염진섭 사장이 퇴임의 변을 남기며 일선에서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불어 그의 결단은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많은 벤처인들에게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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