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판매법인을 갖고 있지 않은 일본 가전업체들이 한국내 유통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히타치·아이와·파이어니어 등 일본 가전업체들은 환율상승과 경기침체로 한국내 수입·판매업체들이 사업운영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제품 공급가격을 낮추고 외상거래를 확대하는 등 재정적인 지원을 확대하면서 한국시장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가전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에 현지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소니·JVC·마쓰시타·샤프 등과 달리 급변하는 한국시장 상황에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후반부터 사업기반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일본 내수시장 침체로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일본 가전업체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시장을 등한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향후 직접진출에 대비, 현재 사업을 대행해주는 지정수입업체를 통해 브랜드인지도를 높여나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히타치는 국내 공식수입·판매업체인 DSI무역에 환율인상분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만큼 가격을 인하해주는 한편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일단 물건을 공급하고 대금을 나중에 회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와도 국내 공식수입·판매업체인 이엔오상사와 예스인터내셔널에 가격을 낮춰주고 본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판촉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측면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동음향을 통해 국내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파이어니어는 환율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수준에서 제품가격을 인하해 주거나 자금을 지원해 준다는 데 대동음향측과 기본 합의한 상태로 이 달안에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가전수입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가전업체와 국내 총판간 거래가 대부분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환율을 1150원 수준에 맞춰 올해 사업계획을 세워놓은 국내 수입업체들의 입장에서는 10∼11% 정도 가격인상요인이 발생한데다 수요침체로 인해 갈수록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달러강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가전업계의 한국내 수입업체에 대한 지원 움직임은 한층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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