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개발(A&D) 바람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소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인수합병(M&A) 전용펀드 허용과 공개매수 관련 규정의 완화로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스타주였던 A&D 열풍이 올해에는 증시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자금회수의 압박을 받는 벤처기업들의 A&D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증시 상장을 조건으로 창투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던 벤처기업들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등록요건을 맞춰 증시에 상장하는 것보다 성장한계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 및 거래소시장의 업체를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해 상장하는 것이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들어 일부 거래소시장의 종목들이 A&D 가능 종목군으로 부각되면서 거래소시장의 A&D주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장외 디지털동영상압축 관련업체인 건잠머리컴퓨터는 거래소시장의 피혁원단제조업체인 유니켐 인수를 통한 거래소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건잠머리컴퓨터 관계자는 13일 『유니켐측이 지난해 12월 14일 감자를 단행한 시점에 기업인수에 관한 제의를 해와 검토중』이라며 『다음주 주총을 전후해 유니켐 인수에 관한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건잠머리컴퓨터의 유니켐 인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우선 유니켐이 인수합병(M&A)을 겨냥해 기업 클린화의 일환으로 감자를 단행한데다 지난해 코스닥등록을 실패후 증시 상장을 고민하고 있는 건잠머리컴퓨터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우회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거래소상장 전기부품업체인 KEP전자는 지난 6일 장외 동종업체인 아모슨에 대주주 지분 및 경영권을 넘기고 사실상 피인수됨에 따라 첫 비상장업체의 거래소시장 우회등록으로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시가총액 100억원 내외의 기업으로 대주주 지분이 60% 이상이어서 대주주와의 교섭에 따라 직접적인 지분인수가 가능한 기업이나 대주주 지분이 20% 미만이어서 장내 매집을 통해 인수가 가능한 기업, 그리고 재무적 리스크가 적고 사양산업이거나 저성장산업 업체들도 거래소시장의 A&D 종목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한증권은 최근 부산산업, 범양식품, 중앙염색, 일화모직, 부산주공, 동원금속, 유화, 고려산업, 신일산업, 오양수산, 신성무역, 대동, 태원물산, 유성금속, 케이아이씨 등 거래소 15개 종목을 A&D 가능 종목군으로 분류했다.
코스닥시장도 올해 주가상승에 힘입어 A&D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올들어서만 사람과기술, 써니상사, 케이알 등 3개 코스닥등록 업체들이 장외업체로 인수돼 주목을 받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팀장은 『펀딩 등으로 자금이 풍부하고 사업 아이템도 있지만 매출 등 실적이 미미한 정보기술(IT)업체들이 A&D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장외기업의 상장루트로 A&D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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