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硏 21세기 새 설계>14회-화학연 김충섭 원장

『생체기능조절 물질 개발과 관련된 프런티어사업을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동안 신물질 개발에 몰두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10년간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프런티어 프로젝트를 반드시 끌어오는 데 열정을 쏟겠다는 한국화학연구원 김충섭 원장. 그는 화학연이 과기부에 제안한 생체기능조절 물질 개발사업이 올해 프런티어사업의 추진과제로 선정돼 수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학연은 올해 생체기능조절 물질 개발사업 추진 외에도 고효율 약효검색사업, 안전성센터의 기능 및 시설 확충 등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김 원장은 최근 항간에 나돌고 있는 독물실험을 위한 실험동물 사육사업과 관련, 『원숭이 등을 자체 사육한다면 시설비나 관리비 등 제반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 필리핀이나 중국 등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며 실험동물 관련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김 원장은 최근 논란이 됐던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들의 민영화안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결과보다 어떤 과정을 거쳐 시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현재 화학연 규모의 연구원을 구입할 업체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품·소재 산업의 발전 및 구조 고도화를 위해 산업자원부가 추진중인 신뢰성 평가사업의 주관으로 선정된 화학연은 올해부터 고분자, 세라믹, 기능성 정밀화학 소재 등의 기술평가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또 지난 97년부터 시작된 안전성평가센터의 사업확장을 위해 올해 말까지 독립적인 건물을 건립한 뒤 내년부터는 정밀화학, 생물산업계의 신제품 개발 및 해외수출을 지원,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화학연은 세계적인 추세인 환경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국제적 수준의 안전성평가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올해 본격적인 시설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25억원의 예산을 받아놓은 화학물질·소재 종합시험분석 연구동이 2003년 완공되면 국제 공인규격의 화학소재 신뢰성 평가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화학연의 수익사업에도 크게 한몫 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원장은 또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가시적인 연구성과가 도출되도록 연구체제 정착에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기초를 토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시스템의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기에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 화학분야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연구원에서도 관련 벤처기업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겸직으로 인해 내부직원간 위화감이 조성돼 연구효율을 저하시키는 것은 막고 싶습니다.』

항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 원장의 벤처창업을 바라보는 소신있는 시각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대전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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