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티켓3장 누가 잡을까>2회-대기업

지난달 29일 방송위원회가 신규 홈쇼핑 채널 수를 3개로 확정하자 홈쇼핑 채널 사업권에 눈독을 들여온 대기업들은 호재를 불렀다.

신규 채널이 하나나 둘로 결정될 경우 대기업 컨소시엄이 채널을 차지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3개가 될 경우 상황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두 개의 채널을 중소기업과 전문기업에 넘겨준다해도 1개의 채널은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대기업에서 두 개 이상의 채널을 가져갈 수 도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정부의 홈쇼핑 사업자 심사항목과 배점은 △방송의 공적책임 준수 및 공익의 실현 250점 △채널운용계획의 적정성 200점 △경영계획의 적정성 250점 △재정 및 기술적 능력 100점 △방송 및 관련산업 발전기여 가능성 200점 등 총 1000점으로 돼 있다.

이 중 대기업이 확실하게 유리한 점수를 따낼 수 있는 항목은 경영계획의 적정성, 재정 및 기술적 능력 등 2개 항목이다.

지난해 말 있었던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에서 경영계획과 재정 및 기술적 능력이 당락에 크게 작용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이 두 개의 항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대기업이기 때문에 불리한 점도 적지 않다. 현재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는 LG와 제일제당으로 모두 대기업에 속해있다. 방송위가 신규 홈쇼핑 채널 승인의 목표를 「산업적 균형 및 공적이익 실현」에 두겠다고 했기 때문에 대기업에 속한 홈쇼핑 사업자를 신규 사업자로 선정할 경우 대기업에 치우친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대기업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띠고 있어 공적 책임 준수와 공익성이라는 심사항목에서 점수를 낮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컨소시엄들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각자에게 유리한 단체나 사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현재 직간접적으로 홈쇼핑 사업 참여를 밝힌 대기업은 현대·삼성·한솔·신세계·금호 등 10여개 업체에 달한다. 롯데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채널에 참여하려는 대기업을 분야별로 나눠보면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 가장 많다.

백화점 계열에서는 롯데·현대·신세계가 3파전을 벌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모두 백화점과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홈쇼핑 채널의 경우 일반 방송과 달리 유통과 방송의 비율이 7 대 3으로 유통의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통해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가 사업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논리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갤러리아백화점 등 6개 백화점과 공조해 「연합홈쇼핑(가칭)」 컨소시엄을 구성하며서 기선제압에 나섰다. 롯데와 신세계는 아직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1차 PP선정에서 홈쇼핑 채널을 신청했다 고배를 마신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어 가장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사업권을 신청했다 탈락한다면 그룹 차원에서 체면이 크게 손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금까지 우량기업과 방송관련업체, 중소기업, 물류 및 전산관련업체 등 30여개 업체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벤처업체를 중점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신세계도 이마트와 납품업체 등 100여개 업체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홈쇼핑 채널 사업에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이밖에 한솔CSN은 방송경험이 풍부한 MBC프로덕션과 방송장비업체를 영입함으로써 TV홈쇼핑사업의 핵심인 「방송」과 「유통」의 양대 축을 구축했다.

금호가 설립한 아시아나 홈쇼핑은 자본금 300억원의 지역특산물과 유망 중소기업제품 판매를 위주로 하는 홈쇼핑 사업을 표방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다른 대기업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과는 달리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KBS미디어·웨더뉴스 등 방송관련 업체, 시스템업체 및 물류업체 등 13개 업체로 하나로쇼핑넷이라는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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