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일 세계 최초로 「4기가D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데 대해 증권가의 시각은 대체로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기업 이미지를 높였지만 당장의 주가상승 호재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우선 이번 4기가D램 기술 개발은 삼성전자가 지난 92년 64MD램 개발로 D램 분야 최고 기술업체로 자리잡은 이래 10년이 넘게 업계 선두자리를 지켰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의 변화에서 한 기업이 5년 이상 업계 선두를 지킨다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이번 4기가D램 기술 개발은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5∼6년간은 반도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원가절감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0.1미크론 기술을 현재 양산중인 256MD램과 128MD램에 적용할 경우 60% 가까운 원가절감 효과가 있어 반도체 원가 경쟁에서도 세계 D램 생산업체 가운데 최고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반도체 경기침체기에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향후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기술력 이외에 높은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임홍빈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기술 개발은 생산업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설비업체 및 장비업체와의 유기적 관계도 중요하다』며 『이번 4기가D램의 개발은 삼성전자가 협력업체에 대한 관리·조절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장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영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4기가D램 기술 개발이 단기간에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이나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기가D램의 양산 및 상용화 시기는 일러야 4∼5년 이후에나 가능해 삼성전자의 단기적 수익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또 최근 128MD램 현물 가격이 4달러대까지 하락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주가의 급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8000원 오른 20만3000원으로 마감, 20만원선을 회복했으나 이는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와 콜금리 인하 등의 호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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