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LGEDS시스템 상무 paulkim@lgeds.lg.co.kr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해, 우리는 민족의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했다. 남북의 정상이 서로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당연히 함께 했어야 할 혈육이 5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부둥켜 안는 감동의 순간을 눈물과 함께 바라보고 있다. 또한 2001년을 맞이하여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각 매체를 동원, 「신사고」라는 주제로 전인민의 교화를 시작하였다. 또 중국을 방문하여 덩샤오핑 개혁의 상징이라 할 상하이의 푸둥지구를 방문하는 등 강한 개방의지를 나타내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급진적인 남북간의 화해와 개방의 무드는 이제 끊어졌던 혈연의 복원뿐 아니라, 경제와 과학기술의 협력의 장으로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같은 상호교류 증진의 최종목표는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서로간의 격차를 줄여 민족 공동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을 것이다.
지금 세계는 정보통신의 물살을 타고 지구촌 경제의 지도를 바꿔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빠른 변화에 적응하여 그 과실을 따는 국가는 소수에 지나지 않고, 대다수는 그 흐름에서 낙오되고 있다. 또한 그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국가들마저도 그 내부에서 빈부격차 못지 않게 정보화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다가오는 시대는 정보시대이고, 지식경제의 시대다. 지금도 전체 세계경제에서 정보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그만큼 정보의 가치는 증대되고 있다.
결국 누가 더욱 빠르고 쉽게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느냐가 이 사회의 성공조건이 되었으며, 이러한 사회 기본가치의 이동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부의 세습과 똑같은 정보사회의 정보 독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빠른 변화 속에서 북한의 정보인프라 구축과 정보기술의 도입, 정보통신 인력의 육성은 미국적 자본주의로 대변되는 세계화의 약육강식의 시대에서 남북한이 함께 생존하고 진화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필수조건이다.
서독이 통일독일 이후 구 동독지역에 600억마르크를 들여 서독보다도 더욱 뛰어난 정보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바로 동독지역과 서독지역의 원활한 정보의 흐름이야말로 통일독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남북의 IT협력은 단순하게 남한에 앞선 장비·기술과 북한의 숙련된 인력을 결합하여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 경제적 이윤 외에도, 더욱 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것이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지판을 걷어내고 다시 철도를 잇는 것이 남과 북을 이어 사람과 자원을 싣고 달리는 일이라면, 앞으로 기대되는 정보기술산업의 협력은 끊어진 통신망을 이어 물이 흐르듯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을 북쪽의 구석구석까지 흐르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우선 낙후되어 있는 북한 교육기관에 IT 기반구축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젊은 세대는 결국 우리 민족의 저력으로 자라날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둘째, 북한의 통신 간접자본의 확충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재 정해져 있는 하나의 통신사업자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술적·외교적인 측면 지원을 포함하여 다각도로 빈약한 북한의 통신망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셋째, 남북경협에서 양질의 IT서비스 제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북한이 아직 경험하지 못한 IT기반의 편리한 서비스를 접함으로써 IT의 필요성과 업무의 효율성 향상을 피부로 느낀다면 IT에 대한 경협이 한층 증대될 것이다.
결국 미래의 동반자 관계인 남과 북이 미래의 생존경쟁에서 함께 살아 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파트너로서 북한의 성장이 필수불가결하다. 북한의 낙후되어 있는 사회간접자본과 미래의 삶에 필수적인 IT교육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미래에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다른 한쪽을 업고 가는 기형적 모습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민족의 역량을 합쳐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자신감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가장 필요한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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