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란 결국 브랜드를 만들고 관리하고 살찌우는 일입니다. CI도, 제품디자인도, 광고도 모두 한 맥락이라고 봅니다.』
국내 디자인벤처 1호로 꼽히는 디자인중심(http : //www.ondesign.co.kr)의 김재형 사장(42). 대전엑스포에서부터 SBS 8시뉴스 광고와 얼마전 폐막된 노벨평화상 백년전 등을 기획했던 탓에 디자인중심을 광고업체로 아는 이들이 많지만 실상 뚜껑을 열고 보면 산업디자인으로 다져온 실력이 꽤 탄탄하다. 상품디자인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광고와 프로모션을 통해 살찌웠다고 볼 수 있다.
대학에서 어학을 전공하고 연극연출을 하다 광고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는 지난 97년 디자인중심을 설립해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브랜드설정, 제품기획, 상품디자인, 광고 등 그때까지만 해도 개별 기업이 나눠먹기식으로 해오던 작업을 통째로 제공했기 때문.
히트작을 꼽자면 수두룩하지만 가장 유명한 건 뭐니뭐니해도 98년 초의 삼보컴퓨터 체인지업. 제품디자인부터 브랜드 네이밍과 광고 및 이벤트까지 맡았던 이 프로젝트가 대성공을 거둬 삼보에 적지 않은 힘을 실어줬다. 어쩌면 무모하기까지 했던 그의 시도는 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성공을 거뒀고 「디자인은 곧 마케팅」이라는 그의 믿음을 그대로 입증한 것이다.
『디자이너는 그림쟁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상품이 무엇인지 아는 마케팅적 혜안과 자신이 디자인한 상품을 납득시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욱 중요하지요.』
그는 올해 코스닥 등록에 나설 계획이다. 냉정해질 대로 냉정해진 투자자들을 낯선 디자인의 세계로 어떻게 끌어들일지 자못 궁금하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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