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시장에 새로 가세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MP3플레이어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많았지만 최근의 동향은 예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우선 2년 전만해도 국내와 대만 등지를 중심으로 벤처기업들의 참여가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그동안 이 시장을 예의 주시해온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전에는 외국 기업들 가운데도 S3와 크리에이티브랩스 등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들이 주로 참여했다면 지난해 이후부터는 소니·파나소닉·필립스 등 대형가전업체들이 이 시장에 주로 참여, 시장 주도업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인텔과 모토로라가 시장 참여를 본격 선언하고 나섰으며 워너뮤직 및 BMG·EMI·소니뮤직 등 세계적인 메이저 음반사들이 디지털 음악사업에 본격 참여하면서 MP3플레이어 사업에 동참하는 등 참여업체들의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MP3플레이어가 전 산업분야에 걸쳐 기존 워크맨이나 휴대형 CD플레이어 시장을 대체할 차세대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기기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들의 참여가 많다는 것은 이제 MP3플레이어 사업이 중소기업형에서 벗어나 대기업형 아이템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같은 추세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세계시장에 자체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는 업체는 초기에 자리를 잡은 업체나 삼성전자·소니·필립스 등 대기업들이 대부분이며 중소업체들은 마케팅력이나 자금력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실감하고 이들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MP3플레이어 사업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서는 대량생산을 통해 제조원가를 절감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세계시장을 무대로한 마케팅력과 유통망을 갖춰야하는 대기업형으로 체질을 바꿔야하는 것이다.
◇국내업체 동향 = 이처럼 세계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2년 전만해도 100여개사에 달했던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 수가 최근에는 10여개사로 대폭 줄어들었다.
그동안 너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기 때문에 추후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시장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예상대로 MP3플레이어 시장 활성화가 지연되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된 결과다.
이에 남아있는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변화 모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엠피맨닷컴·LG전자·디지탈웨이 등 그나마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는 업체들은 최근 들어 외국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속속 가세, 경쟁상대로 부상함에 따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제품 개발 및 디자인 강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중소 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아웃소싱을 대폭 확대하고 마케팅과 개발에만 주력키로 하는 등 사업의 체질을 대폭 개선하고 정지영상이나 동영상을 지원하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옙(Yepp)」을 세계 제일의 MP3플레이어 브랜드로 육성키로 했다.
엠피맨닷컴도 올해 클릭디스크 및 데이터플레이를 내장한 제품 등 고급형 제품으로 기술력을 과시하는 한편으로 가격대를 100달러 이하로 낮춘 보급형 제품을 다수 출시해 수출 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회 최근 영국 디자인 전문회사인 오피어스사와 디자인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디자인도 중시하고 있다.
디지탈웨이의 경우는 아예 세계적인 외국 디자인 전문회사와 협력, 공동브랜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취약한 브랜드력을 커버하기로 했으며 LG전자는 MP3 복합형 ACDR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복합형 MP3플레이어를 개발하는 등 제품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디지탈웨이와 바롬테크·히트정보 등 중소 벤처기업들은 지난해 초 설립
한 중소업체들의 모임인 KPAC(Korea Portable Audio Venture Consortium)를 사단법인화, 산업자원부의 지원아래 부품 공동구매 및 공동마케팅에 나서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해외업체 동향 = 해외업체 가운데는 아직까지도 「리오」 브랜드로 유명한 S3사가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또 최근 들어서는 「노매드」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랩스를 비롯, RCA·소니 등 후발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소니는 메모리스틱을 내장한 고품질의 MP3플레이어를 고가에 판매하면서 브랜드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몸에 부착하고 다닐 수 있는 초소형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내세우면서 인지도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5대 메이저 음반사가 모두 올해부터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음악사업에 나서면서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전용기기 보급을 위해 WMA나 AAC 등 자사가 채택한 압축포맷을 지원하는 MP3플레이어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으로 있다는 점.
이는 그동안 저작권 문제로 시비를 걸어온 음반업체들과 콘텐츠 제공사 및 MP3플레이어 제조사간에 본격적인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시장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또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최근 「포켓콘서트」라는 이름의 MP3플레이어를 출시, 본격적인 시장경쟁에 뛰어들었으며 모토로라도 본격적인 시장참여를 선언하고 나섰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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