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액정TV 출현, 본격 시장 형성 기대

액정TV는 브라운관TV에 비해 장점이 많다. 방전(放電)이 없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고 두께가 얇아 공간을 적게 차지하며 가벼워 옮기기도 쉽고 전력 소모도 적다. 성능도 결코 뒤지지 않는데 보급은 여전히 미미하다. 이는 구매를 결정하는 가격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다. 브라운관TV는 30인치형이라도 10만엔이면 되는데 액정TV는 30만엔으로도 20인치형조차 구매하기 힘들다.

「액정TV=고가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춘 신제품이 일본 TV 시장에 등장, 관심을 끌고 있다.

샤프가 지난달 내놓기 시작한 「아쿠오스(AQUOS)」시리즈가 그것으로 20인치형이 22만엔, 15인치형이 15만5000엔, 그리고 이달 출시되는 13인치형은 8만8000엔이다. 20인치형을 예로 들면 종래 35만엔이었던 소비자 가격이 22만엔 즉 40%나 인하한 것이다. 특히 이들 제품은 「1인치당 1만엔이 보급 가격의 기준」이라는 관련 업계의 주장을 거의 만족시키고 있어 액정TV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샤프는 원가의 약 50%를 차지하는 액정의 제조비용을 낮춰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실현했다. TV용 액정과 대형 패널 전용인 미에 제2공장을 8월 가동해 액정 비용을 15∼20% 내리는 한편 재료나 조립 공정에서도 대폭 비용을 절감했다.

이 회사는 저가화와 함께 제품 이름 및 디자인도 일반 소비자에 친숙하도록 완전히 새롭게 했다. 아쿠오스라는 제품명은 물을 뜻하는 「아쿠어(aqua)」와 (고)품질을 의미하는 「퀄러티(quality)」를 음성적으로 합성한 것으로 액정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 디자인은 종래의 직선형을 버리고 곡선 중심으로 부드러움이 돋보이도록 처리하고 있으며 스피커도 전면에 배치해 강조하고 있다.

샤프는 마쓰시타전기산업·소니 등 경쟁사에서는 당분간 아쿠오스와 같은 성능과 가격을 갖춘 신제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세계 액정TV 시장이 전년의 5배 이상 팽창해 16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는데, 5월부터는 아쿠오스의 수출도 추진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53%(85만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자사 TV 사업을 전면 액정으로 전환하는 2005년에는 세계 액정TV 시장 규모가 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이중 약 200만대는 샤프 제품이 될 것』이라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쿠오스는 브라운관TV에서는 선두 그룹에 끼지 못했지만 액정TV에서는 정상에 서겠다는 샤프의 야망을 결정짓는 제품으로 그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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