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지재권·FTA, 한미 통상마찰 조짐

반도체·지적재산권(IPR)·자유무역협정(FTA) 등이 올해 한·미 통상정책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이들 분야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 부시 행정부는 급속한 경기침체, 무역적자 확대, 세계무역기구(WTO) 피소 증가 등을 이유로 보다 공세적인 자세에서 대외 무역협상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철강을 중심으로 반도체·IPR·FTA·자동차 및 부품·WTO분쟁 등 6개 분야에서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우선 미국은 D램의 가격하락이 현재 국내에서 진행중인 기업·금융구조조정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보고 국내 반도체업계를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국산 D램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했던 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지난 몇 분기 동안 흑자를 기록하는 등 미 D램 업체의 직접적인 피해 규명이 어려워 미국이 상계관세 제소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미무역대표부(USTR)가 이 건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도 다소 유리한 대목이다.

그러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오는 4월 공표될 USTR의 국별무역장벽보고서(NTE)를 근거로 이 문제를 의회로 확대하면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IPR=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 「스페셜 301조」에 의한 우선감시대상국(PWL)으로 지정돼 작년말까지 중간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그러나 우리의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개정, 각종 검사 및 시험데이터의 비밀유지, 보건당국과 지재권보호당국간의 협조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오는 4월말 「스페셜 301조」에 의한 IPR분야 불공정관행국 명단발표를 시작으로 한·미간 IPR 논의를 본격적으로 전개할 전망이다.

◇한·미 FTA 체결=미 부시 행정부는 한·미 FTA 체결에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상원 재무위의 요청에 따라 한국과의 FTA 체결에 대한 영향평가에 착수했다. 한편 죌릭 USTR 대표는 장기적·전략적 통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돼 FTA 체결이 한반도 안보와 연계될 것이 확실시된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