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는 한마디로 학습형 행정, 지능형 행정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자정부는 맞춤형 행정서비스라는 보다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전자정부는 부패 없는 투명한 정부를 만드는 것이며 이상적인 미래 정부를 만드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지요.』
최근 대통령 직속의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고려대 안문석 교수(57). 얼핏 보아도 그에게선 자상한 학자형 인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배어난다. 온화한 미소며 차분한 어투. 그러나 그의 어법은 조용하면서도 힘이 있다. 그래서 논리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 어울리는 인물이다.
현재 그는 학계에 있지만 30년 가까이 공직과 관련이 있는 보기 드문 인물이다. 정확히 말하면 행정전산화사업에 몸담은 몇 안되는 인물로 꼽힌다. 경제기획원 예산업무정보화시스템 구축에서부터 감사원 회계결산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행정업무의 정보화는 물론 정보화추진위·규제개혁위원회에 이르기까지 행정정보화와 관련된 일이라면 그와 연관이 없는 일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정부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장에 발탁됐다. 그는 요즘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마음을 다지고 기초자료들을 수집 중이다.
전자정부에 관한 그의 지론 또한 단계적인 현실론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념이 혁신적이라고 해서 방법론까지 혁신적이면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며, 결과적으로는 이전보다 더 후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대가 많다고 해서 조급하게 서두르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렇다고 그가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함을 잊었다거나 간과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직함에 더 충실하고 또 꼼꼼하게 살펴보겠다는 생각이다. 앞에서보다는 뒤에서 챙겨주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맺혀 있는 부분을 풀고 조정할 수 있는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예컨대 여권 발급업무 같은 경우는 부처간 협력을 통해 얻은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처음에는 협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 번 일을 성사시켜 놓으니 얼마나 편리하냐는 설명이다. 지금의 정부 각 부처도 실상 지금처럼 열심히 정보화에 매진한 적이 없다고 그는 평한다. 행자부에서 정통부·문화부 등 모든 부처가 정보화에 매진한 결과 상당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잘 갖춰진 각 부처간 모든 정보를 한 자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부처간 장벽을 뚫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그가 여권 발급업무와 같은 공통업무를 발굴해 부처와 함께 논의하는 전자정부를 구현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인식 때문이다. 조정과 협력을 중시하겠다는 말도 이런 생각에서 연유한다.
하지만 그는 전자정부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환경에 맞는 하이테크형 미래의 정부라는 생각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의 이상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래에는 모든 일들이 사이버상에서 이뤄지는, 현재로서는 다소 「추상적인」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세상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전자정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주변에서 그를 현실감각과 이상론을 겸비한 보기 드문 「균형감각의 소유자」로 평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은 전자정부특별위의 총책을 맡고 있지만 그는 한때 성악가를 꿈꾸기도 했다는 다소 낭만적인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금도 가끔 술자리에 어울리기라도 하면 가곡 「장안사」를 멋들어지게 부를 정도로 낙천적인 그는 전자정부 구현에 대해서도 희망적이다.
『전자정부는 산업사회에서 하이테크사회로 가는 연결통로 같은 것이라고 봅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옮겨갈 때처럼 다소 우여곡절은 있을지 모르나 각 부처와 국회 관계자, 그리고 국민의 협조가 있으면 오히려 전자정부 구현이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 그렇게 하도록 뒤에서 도와주고 함께 이끌어가는 전자정부특별위가 되도록 힘을 다할 생각입니다.』
학력
△1944년생
△1965년 서울대 경제학과(경제학사)
△1967년 서울대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1974년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컴퓨터학 석사)
△1977년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자원경제학 박사)
경력
△1968∼1981년 KIST 전산시스템개발실장
△1981∼현재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1996∼1998년 고려대 정책대학원장
△1997년 한국정책학회 회장
△1998∼현재 정보화추진자문위원회 위원
△1999∼현재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2000∼현재 정부혁신추진위원회 위원
△2001∼현재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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