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통신업체인 NTT가 1일부터 ADSL서비스 가입자가 모뎀을 일반 유통점에서 구입하는 이른바 「ADSL모뎀 자급제」를 전면 도입해 국산모뎀 대일시장 개척에 청신호가 켜졌다.
ADSL모뎀 자급제는 국내에서도 추진되다가 결국 호환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사실상 무산된 상태이며 전세계적으로 처음 도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 ADSL시장 공략은 주로 ADSL집선장비를 개발한 현대전자·LG전자 등이 추진해왔으나 이번 ADSL자급제 전면 실시로 국내 모뎀 제조업체들의 독자적인 시장진출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ADSL모뎀 자급제=일반 아날로그 모뎀처럼 최종 소비자가 전자제품 유통점에 직접 가서 구매해 설치하는 유통방식이다. 국내에서는 ADSL집선장비와 모뎀간의 호환성 때문에 통신사업자가 일괄적으로 모뎀까지 구입해 집선장비와 호환되는 모뎀을 가입자에게 일일이 설치해주고 있다.
국내 모뎀 제조업체들이 일본시장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우선 NTT로부터 호환성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현재 NTT에 설치돼 운영중인 DSLAM은 NEC, 스미토모 등이 공급하고 있으며 센틸리움칩 기반의 시스템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장은 센틸리움 DSLAM과 호환돼야 하며 일본의 ADSL서비스 규격인 「애넥스C」를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시장을 적극 노크하고 있는 현대전자, 노텔, 노키아 등이 국산 모뎀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브스팬 칩 기반의 DSLAM 공급을 추진중이어서 향후에는 글로브스팬 기반의 모뎀시장도 열릴 전망이다.
NTT의 자급제 실시에 따라 국내 모뎀업체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과할 경우 곧바로 일반 유통점에서 판매를 할 수 있게 된다.
◇국산모뎀 수출기회=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NTT의 자급제 도입발표에도 독특한 스펙으로 인한 모뎀업체들의 대응이 늦어 상반기까지는 오픈마켓이 열리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센틸리움 칩 기반의 ADSL모뎀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미국의 이피션트와 대만 1, 2개 업체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대만이나 중국이 ADSL서비스를 실시하면서 DSLAM시장은 열어놓고 있지만 모뎀부문은 자국업체 위주로 구매정책을 펼치고 있어 그동안 국내 모뎀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이번 일본의 자급제는 국내 모뎀업체에는 수출길을 여는 호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모뎀업체로는 새롬전자가 센틸리움 칩 기반의 애넥스C 타입의 모뎀을 개발, 다음달부터 현지에서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며 텔레드림은 글로브스팬 규격의 애넥스C 타입 ADSL모뎀을 개발한 상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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