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신도리코·필립스·소니·샤프전자·파나소닉·NEC·후지쯔·산요·히타치·미쓰비시전기….」
국내 LCD프로젝터시장에서는 이름만 들으면 단번에 알만한 전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업계에서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브랜드를 합치면 국내 LCD프로젝터시장에 명함을 내민 브랜드는 적어도 20개가 넘는다.
더욱이 아직 초기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LCD프로젝터업계는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LCD프로젝터시장 규모는 약 18만대, 전세계적으로는 30만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LCD프로젝터시장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1만5000대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는 3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자 바람이다.
이같은 낙관적인 예상은 기업설명회와 제품발표회 등에 LCD프로젝터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여기에 교육정보화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학교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프로젝터의 성능을 가늠하는 해상도와 밝기가 크게 개선된데다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아진 것도 수요를 촉진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고성장세를 구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특별소비세 폐지라는 호재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장수요 자체는 장밋빛이지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급증하고 있어 수익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장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CD프로젝터의 평균 판매마진은 5∼7%로 낮아진 상태다. 경쟁이 치열한 가격대 제품의 경우는 원가, 심지어는 그 이하에도 판매되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LCD프로젝터 제조회사와 정식 총판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개별적인 경로를 통해 수입·판매하는 군소 유통업자들이 제품을 수입원가 이하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안정적인 AS가 어려워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AS예비비용·광고비·판촉비 등을 생각하면 가장 적당한 마진폭은 10% 정도라고 주장한다.
물론 시장 선점을 위한 이같은 업체간 경쟁은 소비자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적지 않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주요 LCD프로젝터업체들은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AS에도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같은 경쟁으로 인해 시장은 한층 활성화되고 있다.
LCD프로젝터 수입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외국 주요 LCD프로젝터업체들이 국내시장 공급가를 다른 국가에 비해 싸게 책정하고 있다고 전한다. 초기시장인 한국에서 인지도를 높여 나가기 위한 것으로 국내 소비자들로서는 일종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국내시장에 LCD프로젝터를 가장 먼저 소개한 업체는 샤프전자다. 지난 97년까지 샤프전자는 국내 LCD프로젝터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한번도 내놓지 않으면서 독점적 위치를 확보했다. 그러나 97년을 전후해 NEC·후지쯔·도시바·파나소닉·엡손·소니 등 쟁쟁한 외국업체들이 국내시장에 입성하면서 외국기업들간의 경쟁구조가 형성됐다.
여기에 국내 대기업인 LG전자와 신도리코, 중소기업인 암전정밀과 동원정밀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업체와 외국업체간 경쟁이 시작됐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말 시점의 국산제품 시장점유율이 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한다. LG전자가 약 15%, 기타 국내업체들이 15% 정도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업체들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모양세가 지난 88년 샤프전자의 국내시장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LCD프로젝터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어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신규진출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15∼20%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국내 LCD프로젝터시장은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4∼5개 업체와 5% 이상을 차지하는 6∼7개 업체, 그리고 점유율이 미미한 10여개 업체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이같은 추세는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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