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제조분야는 석유·화학·기계 등 모든 산업분야가 밀집돼 있는 「전산업의 축소판」과 같습니다. 따라서 공정이 복잡하고 다단계죠.』
원사 및 원단 등을 생산하는 국내 중견 화섬업체인 한국합섬 박노기 전무(41)는 섬유산업의 e비즈니스 필요성을 여기서 찾는다. 생산공정의 합리화와 판매원가 절감을 위해 인터넷기반의 경영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난 61년 이화견직으로 출발, 국내 최대 폴리에스테르장섬유 생산업체로 성장한 한국합섬(대표 박동식 http://www.ehwa.co.kr)은 지난 한해에만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유로머니지가 선정한 섬유분야 아시아권 최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친인 박동식 회장의 대를 이어 섬유산업에 뛰어든 박 전무는 대학졸업 이후 줄곧 일선 지방공장 근무를 통해 현장감각을 익혀왔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박 전무는 현재 한국합섬의 e비즈니스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미 지난 86년부터 공정합리화의 일환으로 전산화작업을 시행해 왔습니다. 이후 오라클DB 구축, 생산공장 전산망 구축 등의 작업이 단계별로 진행중입니다.』
현재 한국합섬은 총 100만달러 예산으로 일본 도요타사의 토털 컴퓨터 시스템(TTCS)을 도입, 생산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TTCS는 생산라인의 직기마다 부착된 센서를 통해 가동률·생산량·품질 등을 자동체크합니다. 결과적으로 직기와 메인컴퓨터가 네트워크로 연동돼 각 공정별 재고관리 및 생산계획이 효율적으로 수립될 수 있지요. 특히 중국 등 해외에 산재돼 있는 생산공정의 계획적 통제를 위해서는 필수입니다.』
박 전무는 이미 10년 전 이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한마디로 실패였죠. 그 당시 전산환경상 다른 원격지간의 시스템 연동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지금은 웹기반의 인터넷 환경을 통해 본사와 공장간, 본사와 영업사원간 네트워킹이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합섬의 영업사원에게는 개인용휴대단말기(PDA)가 지급돼 있다. 지방이나 해외출장시에도 각종 조견표, 오더현황, 바이어정보 등을 본사 메인 컴퓨터에서 자유롭게 검색 가능하다. TTCS 구축이 1차 완료되는 오는 3월이면 공장라인 작동현황까지 바이어에게 보여주며 수출상담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10여년간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를 주도해온 박 전무는 국내 인터넷·정보기술(IT) 업체에 아쉬움도 많다고 한다. 이번 생산정보관리시스템 프로젝트에 굳이 일본 솔루션을 선택한 이유 역시 국내기술에는 섬유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전무는 『해당 산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정보기술력은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화에 큰 도움이 못된다』며 국내 IT업계에 제조업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을 바랐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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