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비트 라우터 관심 고조

「기가시대는 가고 테라시대가 도래한다.」

국내 최대 인터넷사업자인 한국통신이 다음달 1일부터 테라비트 라우터에 대한 성능시험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과연 연내에 테라비트 라우터시대가 열릴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통신 측은 『차세대 인터넷 구축 전략 수립 차원에서 이번 성능평가를 진행하며 당분간 상용시스템 구매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트래픽 증가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테라비트 라우터란 ● 테라비트 라우터는 내부 스위칭 용량이 테라급에 이르는 제품을 말한다. 현재 국내 통신사업자의 코어 백본 라우터로 사용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스의 GSR12000 시리즈, 주니퍼의 M160 등은 내부 처리 용량이 수백기가에 그친다. 테라비트 라우터를 도입할 경우 이런 처리 용량 증가와 함께 확장성이 보장된다. 이전까지는 트래픽 증가에 따라 라우터를 다시 구매해 설치해야 했으나 테라비트 라우터를 이용하면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처리 용량 증가가 가능하다. 또 여러 대의 기가 라우터 역할을 하나의 테라비트 라우터가 수행함으로써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가 단순해지고 망 효율성이나 장애 대책이 용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내부처리 용량은 테라급이지만 외부 접속속도는 아직 테라급에 도달하지 못해 진정한 테라비트 라우터로 불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누가 뛰나 ●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삼성전자 등이 이번 한국통신 BMT에 참여할 예정이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지난 99년 6월에 인수한 넥사비트의 「NX64000」 테라비트 라우터를 이번 한국통신 BMT에 선보인다. 최대 처리 용량이 6.4테라비트인 NX64000은 다른 테라비트 라우터와 달리 IP라우팅뿐 아니라 프레임 릴레이·ATM 스위치 기능등 다양한 통신망 환경을 수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아비치사의 테라비트 라우터인 「TSR」를 내세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아비치의 제품 공급을 위해 국내 통신환경에 맞도록 네트워크관리소프트웨어(NMS)를 개발, 제품에 적용해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TSR는 최대 5.4테라비트의 내부처리 용량을 제공하며 가격적인 장점도 갖추고 있다.

◇연내 도입 가능성은 ● 트래픽 증가량에 달려 있다. 한국통신 인터넷시설단의 김수형 단장은 최근 개최된 초고속국가망 토론회에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도입 초기 인터넷 마니아들의 서비스 이용으로 트래픽 증가폭이 상상을 초월했으나 지난해 중반부터는 일반 인터넷 유저들이 가입자 대부분을 차지, 트래픽 증가량이 예상만큼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와 같은 단순 웹서핑 수준이라면 굳이 연내에 도입할 필요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콘텐츠제공업체들이 유료화에 착수하면서 콘텐츠가 단순 텍스트에서 비디오·오디오 등 대용량 데이터로 변화될 경우 테라비트 라우터 도입 시기가 연내에 도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한국통신 내부에서 시스코의 독점체제를 방지하기 위해 테라비트 라우터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국내 라우터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6.7% 성장한 6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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