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벤처업계의 새바람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아직까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벤처업계에 위기극복을 위한 새바람이 불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부터 경기불황과 자금경색에 시달리는 벤처업계가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의 백화점식 비즈니스에서 탈피해 자신이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 특정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미케팅 등에 내부역량을 총결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벤처업계의 이같은 경영방식 전환은 지금과 같은 나열식 비즈니스 추진으로는 위기상황을 효율적으로 극복해 대외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인식 아래 자사가 가장 자신있는 특정 분야에 대한 자금과 연구력, 마케팅력을 집중할 경우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일부 벤처업체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자신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사업에 연구개발과 마케팅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벤처업계의 새바람이 모든 업체로 확산돼 올들어 차츰 위기국면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국내 벤처산업이 위기를 극복해 재도약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벤처산업은 1년 전만 해도 신경제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궤도를 벗어난 일부 사이비 벤처기업인의 도덕적 타락과 재테크를 통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에다 투기꾼들의 치고 빠지기식 「묻지마 투자」 등 혼탁과열 현상이 판치면서 투자자들의 질시와 외면을 받아 코스닥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벤처업체의 주식이 폭락하는 사태를 빚었다.

이같은 사태의 근본원인은 한마디로 벤처인들이 밤을 낮삼아 기술을 개발하고 아이디어를 발굴해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벤처 본연의 자세를 망각했기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나름대로 벤처·인터넷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제도적으로 기업의 부실이나 허위공시를 막아 투자자들의 손실방지에 나섰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책 이전에 벤처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일 것이다. 정책이 아무리 적절해도 당사자인 기업들이 자구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고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란에서 누차 지적한 것처럼 벤처위기의 본질은 코스닥시장에서 벤처기업들이 수익모델 미개발과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데 있다. 그렇다면 먼저 벤처업계가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기술개발에 주력해 벤처의 미래에 대해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당연하다. 문어발식 경영에서 벗어나 가장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투자해 확실한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벤처업계에 최근 부는 새바람은 그런 측면에서 기업 스스로 창의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본래의 자세로 회귀함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벤처업계의 새바람이 일부로 그칠 게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새바람에 편승해 자사가 자신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그동안 위기에 빠졌던 벤처산업이 전회위복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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