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공급업(PP) 추진업체들이 방송 수급책의 일환으로 외국 방송 프로그램 수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지티브이·나라기획 등 PP 추진업체들은 최근 외국 유명 방송사와 잇단 수급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등 프로그램 판권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낚시 전문 채널을 준비중인 지지티브이(대표 이준)는 협력사인 일본의 24시간 낚시전문 위성방송인 「츠리TV」의 프로그램을 개국과 함께 방영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츠리TV」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중 인터넷 방송인 낚시방송(http://www.zzfishing.com)을 우선 개국키로 했다. 지지티브이는 츠리TV와 지난 99년 판권 수급 계약을 체결했다.
영화정보 채널 개국을 추진중인 나라기획(대표 염기훈)은 일본의 영화정보 전문 채널인 「커밍순」과 판권 수급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계약이 성사되는 대로 이를 주요 방송 시간대에 방영한다는 방침이다.
유라위성방송(대표 이성호)은 일본 음악 채널인 「스페이스샤워」와 최근 프로그램 교환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대만·홍콩의 음악 채널들과도 접촉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추진중인 「아시아음악채널」이 개국되는 대로 스페이스샤워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월드이벤트TV(대표 김상욱)도 최근 다국적 영화 및 미니 시리즈 제작사인 홀마크와 1년간 프로그램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매일 4시간씩 홀마크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제휴로 매일 다른 장르의 영화 및 시리즈물을 내보내는 한편 어린이를 위한 키즈블록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PP 추진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독립프로덕션 등을 통한 프로그램 수급에 비해 예산을 무려 4∼5배 정도 절감할 수 있는데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시에 확보, 방송에 투입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실제로 60분짜리 외국 프로그램의 경우 판권가가 불과 250만원에 그치는 반면 국내 제작물은 약 800만∼1000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방송위원회가 국내 제작물에 대한 방영 편성 시간을 지상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하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행 방송법에는 PP들의 방송시간을 『국내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월 전체 방송시간의 50% 이상 편성해야 한다』는 조항만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양질의 외국 콘텐츠가 국내에 유입되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다』라면서도 『PP들이 시간 때우기용으로 질 나쁜 해외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함에 따라 독립 프로덕션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라고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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