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슈퍼컴 3호기 도입 의미

이번 슈퍼컴퓨터시스템 공급자 선정은 여러가지면에서 눈길을 끈다. 우선 근래 드문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지난 99년 2월 1300만달러 규모의 기상청 프로젝트가 있기는 했으나 이번 프로젝트는 금액 규모로 3배에 가까운 프로젝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가 전세계 20위권에 드는 초대형 슈퍼컴 보유국 대열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선 박사는 이번 슈퍼컴 3호기 도입과 관련, 『NEC사의 벡터형 컴퓨터의 경우는 주로 기상·항공·유전공학 등 기초과학분야의 연구에 활용하고 대형슈퍼컴퓨터는 물리·화학·유체역학·천문·생명공학·수치해석은 물론 산업 전부문에 걸쳐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번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국내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발전이 진일보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시스템 공급자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에 지사조차 설립하지 않은 NEC가 지난 99년 1300억원 규모의 「SX5시리즈」 슈퍼컴퓨터를 공급한 데 이어 이번 KISTI의 슈퍼컴 3호기 선정에서도 전통의 한국후지쯔와 크레이를 따돌렸다는 점에서 국내 대형컴퓨터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기상청 프로젝트에서도 NEC는 후지쯔와 맞닥뜨린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선정결과는 국내 대형컴퓨터업계에 새롭게 인정받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이번 스칼라형 공급자로 선정된 한국HP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IBM·컴팩코리아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한국HP는 사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크게 조명을 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당초 업계 관계자들은 IBM이나 컴팩이 우선협상 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외로 한국HP가 선정됨으로써 한국HP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스칼라형 시스템 규모는 금액 규모로 2600만∼2700만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의 프로젝트다. 따라서 한국HP로서는 그동안의 성장세가 다소 움츠러 들었던 대형컴퓨터부문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데 비해 그동안 총력전을 벌이며 디지털시절의 명성을 되찾아 오겠다던 컴팩은 탈락의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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