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다시 수출이다>6회 - 지역별 수출환경 분석

◇미국 =미국은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이지만 소득별·지역별·연령별·인종별로 세분화돼 있어 이에 걸맞은 다양한 형태의 접근방식이 요구된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형태는 합리적이고 검소한 것이 특징이지만 소득수준에 따라 구매성향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저가품에서부터 고품질을 요구하는 제품까지 다양한 시장이 존재한다.

또 워낙 넓은 영토를 보유하고 있어 지역마다 기후나 문화배경 및 산업구조나 소득수준이 다르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된다. 북동부 지역의 경우 진보적인 구매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돼 있는 중서부 지역은 소득이 높아 유행에 민감하다. 남부지역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이 시장은 또 완전경쟁 및 철저한 구매자 중심의 시장으로 수입자율화율은 거의 100%에 달하지만 독점금지법 및 리콜제·제조물 책임법 등이 강력하므로 수출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미국시장은 특히 판매망을 장악한 대형유통업체들이 제조업을 지배하는 등 유통업체들의 영향력이 막강하며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및 신년이 겹치는 겨울시즌에 연간 판매의 50∼60%가 몰린다.

◇EU =유럽연합(EU)은 연간 수입규모가 2조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인데다 연간 6∼10%의 높은 시장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확대일로에 있다.

이 시장은 수요구조가 대량생산 표준화 제품에 수요층이 집중돼 있는 다이아몬드형에서 고급품과 저가품으로 수요가 양극화되는 모래시계형 패턴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단일시장 추진으로 국경을 기준으로 인위적으로 형성된 시장이 무너지면서도 민족·언어·문화 관습 등의 차이로 인한 수요의 이질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50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주소비계층으로 부상, 실버시장이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부터 환경친화적 포장재 사용 및 재활의무화 조치를 단행한데 이어 환경친화형 제품생산과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범 EU 차원에서 환경마크(에코라벨·에너지라벨 등)를 운영하는 등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본 및 동남아 =한국이 가장 큰 무역적자폭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은 국내 업체들과 주력업종이 비슷한데다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이 국내 업체들보다 높아 진출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시장이다.

일본은 특히 AS가 거의 영구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의 구매형태도 상당히 깐깐해 사전에 면밀한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정성이 필요하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중심상권으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업체들이 진출해 있어 시장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현지진출 외국기업 및 현지기업이 대부분 완제품 조립산업 위주의 제조활동을 하고 있어 기계설비 및 중간재와 부품 등 자본재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다.

인도네시아는 외환위기 이후 루피아화가 평가절하되고 수입시장이 위축된데다 구매력도 크게 줄어 전반적인 여건이 악화된 상태다. 특히 공공부문이 경제활동을 주도하는 정부주도형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품질보다는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형태를 보이고 있다.

태국도 제조업 분야의 70% 이상을 외국인 투자가 차지할 정도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전통적인 농업수출국으로 국제시황에 따라 경기가 달라지며 관세율이 높다.

필리핀은 농업 비율이 20%에 달하는 농업국으로 오는 5월 실시되는 총선의 여파로 인플레가 확대돼 물가가 불안해질 전망이다. 수출호조로 수출용 원부자재 수입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내구성 소비재 및 시설재 등 수입은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세계 최대의 시장 잠재력을 보유한 신흥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아직 시장경제와 관료적 통제가 병존하는 혼합시장 성격이 강하다.

외환통제와 긴축정책으로 확장과 침체가 거듭하고 있으며 수출입 쿼터 및 제한과 비관세장벽 등을 통한 시장통제유지 및 법규정의 모호성이 존재하는 불투명한 시장인 것.

하지만 각종 상품에 대한 가격이 국가통제에서 자유화되면서 소비재 공산품의 경우 시장조절 메커니즘이 점진적으로 확대돼 시장판매 비중이 95%에 달하고 대부분의 소비재 분야에서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특히 올해는 10차 5개년 계획을 시작하면서 각종 신규 프로젝트 건설이 늘고 정부차원의 각종 소비활성화 촉진책이 나오고 있는데다 WTO 가입으로 관세 및 비관세장벽도 완화될 전망이다.

◇중동 =중동은 특히 종교와 문화가 우리나라와는 판이하게 다르고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경제가 좌우되며 비즈니스 행태를 이해하기 어려운 시장이라 접근이 상당히 까다롭다.

이 시장은 특히 정보가 적고 국가별로도 상이한 시장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세밀한 시장조사 작업이 필요하다.

실제로 재수출 위주의 중계무역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UAE의 경우 저가품이 선호되는 철저한 가격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선호제품도 고가품과 저가품이 공존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이집트는 상거래 관행이 상당히 까다롭고 이란은 기계 산업설비 등 자본재 수요가 많으며 저가 및 고급품 시장이 분명하다. 리비아는 정부 독점과 민간 상점 중심의 유통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철저한 가격시장이라 브랜드 선호도가 미미하다.

◇중남미 =중남미 시장은 소득수준에 비해 소비수준이 높고 유행에 민감해 높은

시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빈부격차가 심해 부유층과 빈곤층간의 소비구조가 이원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은 자동차 수입관세가 35%에 달하는 등 자국 산업보호를 위해 완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어 진출이 까다롭지만 상품의 질과 가격 못지않게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상거래 습관이 있어 여유있고 끈질긴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하면 의외로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들어 브라질을 비롯한 주요국이 경기회복기로 진입하면서 공산품에 대한 수입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대중남미 수출이 연평균 31%나 성장한 반면 수입은 6.6%가 늘어나는데 불과해 이 지역 국가들에 대한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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