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6일 오전 공기업민영화추진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해말 매각차질을 빚은 정부 보유 한국통신지분(14.7%) 국내매각을 1인당 취득한도 5% 내에서 2월중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본지 1월 3일자 1면 참조
이에 따라 한국통신 민영화에는 대기업이나 외국자본 등 특정기업의 경영권 장악은 원천적으로 배제됐다.
정보통신부는 앞으로 최저입찰기준가 등을 비롯한 구체적인 매각일정에 대해 증시여건을 감안해 추후 공고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희망수량에 의한 공개경쟁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대신 다수기업의 지분참여를 유도하고 특정인에 의한 경영권 선점을 방지하기 위해 입찰상한 수량은 5%(1734만4000주)로 제한된다.
그러나 이번 국내매각은 개인 또는 법인을 불문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의제하고 있는 외국인지분 50%가 넘는 국내법인(국민은행, 주택은행, 포항제철, 삼성전자, 외국인대주주 증권사 등)도 참여를 허용했다.
이와 함께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입찰최저한도는 1000주로 했으며 대금납부는 계약일로부터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번 국내매각으로 한국통신에 대한 정부지분율은 40%대로 낮아지게 됐으며 외국통신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가 마무리될 경우 33%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정부는 오는 2002년 6월까지는 나머지 33%도 국내외에 완전매각, 완전민영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와 같이 한국통신지분 국내매각방안을 확정함에 따라 한국통신 민영화의 대체적인 윤곽이 그려지게 됐다.
◇한국통신 경영구도
향후 한국통신 민영화는 포철과 같은 형태로 이뤄지며 다만 공적 역할이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확정된 정부지분 국내매각 방안에따를 경우 앞으로도 재벌이나 외국인 주주가 한국통신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사건은 절대 벌어지지 않게 된다.
더욱이 한국통신은 법적으로 동일인 지분취득한도를 15%로 정해놓은 상태며 정부는 이마저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통신이나 정부는 한국통신이 통신이란 기간산업을 영위하는데다 독점적 사업자라는 점에서 특정기업이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을 최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통신과 정부는 이번 국내매각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1인당 지분취득한도를 확대설정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으나 5%를 최종안으로 확정했다. 한때 한국통신 민영화를 놓고 특정재벌이 경영권을 장악한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번 국내매각방안을 유추할 경우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의 민영화 이후의 경영구도는 5% 미만의 국내외 전략적 안정주주가 다수 포진하는 가운데 전문경영체제가 자리잡을 전망이다.
◇누가 참여할 것인가
민영화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했던 한국통신 관계자들은 『국내 모든 기업이 정부보유 한국통신지분 국내매각에 호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통신이 국내산업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재벌은 물론이고 연기금·국내금융기관·공기업 등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투자 목적, e비즈나 장비 수요와 연계한 전략적 제휴 목적, 특정기업으로의 경영권 쏠림방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나 LG 등 재벌기업들은 지분매각과정에서 경쟁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데이콤 민영화과정에서도 삼성과 LG·동양그룹은 일정 규모 이상의 지분을 확보, 경영권 장악과 동시에 경쟁기업으로의 경영권 이양을 최대한 억제하는 전략을 구사했었다.
또한 포항제철이 e비즈 구현 및 신산업 진출목적으로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데서 볼 수 있듯이 국내 공기업 및 중견기업 등의 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기금이나 금융기관들은 안정적 투자차원에서 반드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점이 현재의 증권시장 추이와 맞물릴 경우 정부는 이번 국내지분 매각으로 5조원 상당의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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