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화내빈 인터넷 인구 2000만 시대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가 내달중에 2000만명을 돌파할 예정이지만 계층별·지역별·학력별·세대별 이용자 분포는 여전히 심각한 편재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실시한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인터넷 등 정보의 수혜 격차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이의 해소나 편재의 완화를 위한 당국의 배려와 정책의 집행이 아쉬워지는 때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은 학력별 비교에서 심각한 이용자 편중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예컨대 중졸 이하 인터넷 이용률의 경우 2.8%에 불과한 반면 고졸 27.85%, 대졸 이상 67.5% 등으로 나타나 심각한 정보격차를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던 지역별 비교도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 이용자로 분류됐으나 경북과 전남 등 지방은 평균 30%대에 머무는 등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계층별 비교에서도 1년 전에 비해 다소 개선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심각한 편차를 보였다. 농림어업·자영업·블루칼라 등 이른바 저소득층의 인터넷 이용률이 20%를 오르내리고 있는 실태가 바로 그것이다.

연령별에서도 그동안 인터넷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던 40대 이상 인구의 증가율이 꾸준하게 늘고 있긴 하지만 전체 비율에서는 여전히 1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인터넷 이용 목적에서도 자료 및 정보검색을 비롯해서 게임 등 일부 분야에 전체의 77% 가량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던졌다.

인터넷 공급자 측면인 국가 도메인(.kr)수 역시 지난해 말 기준으로 52만개에 육박하는 규모로 증가했지만 전체의 58% 이상이 서울에 집중되는 심각한 지역편차를 드러냈다. 여기에다 경기도 인천을 합하면 무려 70% 이상의 도메인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이번 조사 결과는 전세계가 놀라는 이용자 2000만명의 인터넷대국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 실태가 매우 왜곡돼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물론 남성과 여성 인터넷 인구 성비가 1년 전 67대33에서 57대43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대 이상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경제활동층에 대한 분포도 1년 전 631만명에서 1225만명으로 2배 가까이 상승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인터넷 이용 장소로서 가정의 비율이 1년 전 45%대에서 60%대로 껑충 상승한 것도 가정내 인터넷 보급이 늘었음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같은 개선사항은 결과적으로 당국의 정보격차 해소정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반대로 인터넷 이용자 분포의 질적 개선이나 성장이 당국의 정보화 정책 및 인력정책 등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반증하는 일

이기도 하다.

당국은 이번 조사 결과를 인터넷 비즈니스나 정보격차 해소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함으로써 다음 조사때는 각 분야의 격차가 좁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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