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총 172개의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160개 기업이 등록했던 지난 99년에 비해 약간 증가한 것이다.
코스닥 진출기업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시장폭락이 주 원인. 또 지난해 옥석을 구분하겠다는 당국의 입장이 단호했거니와 코스닥 등록심사제도가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신생 벤처기업들의 진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신규진입한 기업들의 면면은 질적인 면에서 크게 개선됐고 이들 기업의 등록심사 당시 성장성과 재무 안정성, 수익성 비율이 모두 양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도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업체의 장사진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지난해 코스닥 기업들의 사례에서처럼 확고한 수익모델과 성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경영컨설팅 전문업체인 SPR(대표 서재경)는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진출한 기업들의 규모와 영업실적 등을 분석했다.
◇규모 〓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진출한 172개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은 433억원, 자본금 평균은 12억원, 총자본은 650억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벤처기업과 일반기업으로 나눠볼 때 벤처기업군인 113개사의 매출액과 자본금, 총자본은 각각 173억원과 27억원, 166억원으로 일반기업(매출액 933억원, 자본금 300억원, 총자본 1577억원)보다 규모면에서 크게 왜소하다.
이는 일반기업으로 등록된 LG텔레콤 때문인데 이 회사는 1조4384억원의 매출액으로 신규등록 일반기업들의 평균매출액을 올리는 데 한몫했다. 반면 지난해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 중 가장 적은 매출액을 기록한 기업은 디지텔이었다.
이 회사는 코스닥 등록시 매출액이 불과 1억2500만원, 자기자본은 -1억20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디지텔의 경우 벤처기업으로 코스닥 등록요건 중 자본잠식에 대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코스닥 신규등록 기업들의 평균 종업원수는 169명이었으며 가장 많은 종업원을 고용한 기업은 현대정보기술(2731명)이었다. 특히 벤처기업의 평균 종업원수는 114명으로 일반기업(274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재무비율 〓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들의 성장성과 재무 안정성, 수익성은 비교적 양호했으며 특히 코스닥 벤처기업들은 재무 안정성과 부채비율, 성장성면에서 일반 기업을 앞질렀다.
우선 지난해 코스닥 등록기업 172개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57%, 총자본 증가율은 166%를 기록해 성장성 비율이 비교적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기업으로는 쓰리알이 매출액 증가율에서, 옥션이 총자본 증가율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성도이엔지의 경우 매출액 증가율과 총자본 증가율이 각각 -57%와 -33%로 가장 낮았다.
매출액 증가율은 벤처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냈는데 매출액 증가율 상위 5개 기업이 모두 벤처기업이었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로 집계한 안정성 비율은 벤처기업이 두 가지 항목 모두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벤처기업의 유동비율은 238%로 일반기업(172%)보다 오히려 높았으며 부채비율은 147%로 일반기업(166%)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일반기업이 벤처기업보다 안정적이라는 통념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한편 전체 대상기업의 유동비율은 215%, 부채비율은 153%였다.
반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등록기업의 수익성과 활동성 비율은 IT업종이 대부분인 벤처업종보다는 금융업이나 유통업 등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코스닥 신규진출기업들의 경상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9%와 7%였는데 경상이익률 상위 3개 기업이 모두 창업투자회사들이었다. 단일기업 중에서는 디지텔이 매출액 1억2000만원에 불구하고 경상손실이 3억9000만원, 당기순손실이 4억7000만원으로 경상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가장 낮았다.
또 자기자본 회전율을 이용한 활동성 비율은 전체 기업의 자기자본 회전율이 3.2였다. 즉 100원의 자기자본으로 320원의 매출액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개별기업으로는 LG홈쇼핑이 자기자본 86억원으로 2219억원의 매출을 거둬 25.87의 높은 자기자본 회전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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