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을 잡아라.」
자금시장 불안과 코스닥 장기침체에 따른 투자회수(exit) 부진 등으로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린 벤처캐피털업계가 정부, 지방자치단체, 정부산하기관 등 공공기관과 연계한 벤처펀드 결성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과 연계한 벤처펀드를 결성할 경우 펀드 자체의 공신력 확보는 물론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크고 수익률에 대한 부담이 적은데다 공공기관의 별도 벤처지원사업이나 DB 등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적극적이다.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프로젝트는 대전시가 대덕밸리의 유망 벤처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산하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추진중인 대덕벤처펀드 2호. 지난해 초 KTB·하나은행 등과 공동으로 100억원 규모의 1호조합을 결성한 데 이어 다음달까지 100억원 규모의 2호조합 2∼3개를 결성할 방침이다.
현재 신보창투, 무한기술투자, 플레티넘기술투자 등 창투사 3곳이 제안서를 제출하고 대전시와 협의중이다. 대전시측은 『중기청 예산이 풀리는 다음달안으로 펀드 결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라며 『이 조합을 통해 대덕밸리 지역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벤처를 발굴,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부가 올상반기를 목표로 추진중인 「과기벤처펀드」(일명 MOST)도 벤처캐피털업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다.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1개씩 결성된 MOST는 1∼3호를 KTB네트워크와 산은캐피털이 번갈아가며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선정됐으나 민간 자금경색 심화로 이번 4호는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MOST는 특히 정부자금(과학기술진흥기금)의 출자비율이 높고 펀드 규모가 400억∼500억원에 달해 벤처캐피털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른 공공펀드와 달리 MOST는 벤처캐피털 출자비율이 높아 KTB와 산은캐피탈 등 주로 대형업체간에 유치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화관광부가 영화·게임·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육성을 목표로 추진중인 엔터테인먼트 펀드도 핫이슈로 부상중인 공공펀드 중 하나다. 이 펀드는 영상 콘텐츠 주무부처인 문화부가 전략적으로 추진중인 펀드인데다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올해 새로운 유망 벤처 비즈니스로 새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돼 더욱 주목된다.
이외에도 정부출연기관 등 정부산하기관들이 추진중인 공공테마펀드, 각 시·도 등 지자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할 지자체펀드 등 공공기관들이 직간접적으로 공공펀드 결성을 대거 추진, 펀드 결성에 승부를 걸고 있는 벤처캐피털업계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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