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쓰는 「휴대폰을 샀다」는 표현은 삼성전자·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의 이동전화단말기를 구입해 SK텔레콤·한국통신프리텔 등 이동전화서비스사업자의 서비스에 가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입자의 사용료가 주 수입원인 서비스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입자가 고가단말기를 사용하건 저가단말기를 사용하건 다를 것이 없다. 모두 한 가입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등 셀룰러사업자들이 주요 마케팅 수단의 하나인 할부판매의 혜택을 25만원대 이상 고가단말기 구입 고객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는 25만원 미만 단말기는 굳이 할부판매를 하지 않아도 가격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비싼 단말기로 가입하는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셀룰러사업자들이 고가단말기로 자사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힘쓰는 이유는 자체 분석 결과 비싼 단말기를 사용하는 가입자가 오랫동안 해지하지 않고 사용할 뿐 아니라 통화량도 많은 우량고객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시장포화로 양적 성장(가입자 수 늘리기)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사업방향을 질적 성장(가입자당 사용요금 늘리기)으로 전환하면서 우량 고객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시장 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 소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등 셀룰러사업자들은 현재로서는 질적 성장 이외에 매출을 높일 대안이 없는 상태다.
실제로 신세기통신의 경우 할부기종을 초고가 단말기 몇 개 기종으로 한정하면서 고가단말기로 가입하는 고객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들 가입자가 사업자 의도대로 우량고객으로 남아 줄지는 미지수지만 이 같은 할부기종의 제한은 양적 성장을 자제하면서 매출을 높여야 하는 셀룰러사업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된 정책인 셈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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