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이 임박했는데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왜 공부를 했는지 허탈할 뿐입니다.』
오는 2월 졸업을 앞둔 부산 동서대 국제통상학과 김기순씨(23)는 이번 겨울이 그동안 자신의 인생 가운데 가장 혹독한 겨울이라고 생각한다.
『지방대 출신 여자는 취업순위 꼴찌』라는 선배들의 탄식을 남의 일로만 치부했던 김씨는 최근 자신이 이 말을 소름끼칠 정도로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졸업 전 취업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보지만 결과는 좌절뿐이다.
인터넷 취업전문 사이트나 각 대학 구인 게시판 등 취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하루도 빠짐없이 샅샅히 뒤지지만 여학생을, 게다가 지방대 출신을 원하는 기업은 한군데도 없다.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씨가 소개하는 미취업 여대생들이 선택하는 길(?)은 더 좋은 취업조건을 갖춘다는 명목으로 취업전선에서 잠시 후퇴하는 방법으로, 대학원 진학하기와 어학실력을 쌓고 견문을 넓히기 위한 해외연수, 취업한파를 피하고 보자는 휴학 등이다. 특히 최근 가장 새롭게 각광받는 것은 결혼알선 전문회사나 사이트에 등록하기다.
『백수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차라리 결혼을 빨리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동명정보대 유통경영학과 김혜영씨(23)가 지난 2학기 취업전선에서 무수히 많은 고배를 마신끝에 내린 결론이다.
취업에 성공해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으로 떠오른 경성대 국문학과 최윤희씨(23)는 『강추위속에 쓰라린 좌절과 패배감을 맛본 친구들을 보기가 미안해 제대로 자랑할 수도 없다』며 『다시는 이런 상황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차례 실패로 인해 다소 기가 꺾이기는 했지만 미취업 여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강한 의지는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남을 정도다.
동서대 김기순씨는 『두고 보세요. 언젠가는 지난 4년 동안 착실하게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날이 올테니까요』라고 다시 한번 의지를 다졌다.
주어진 상황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조차 잊고 목표달성을 위해 정진하는 젊고 건강한 여대생들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명예기자=김군성·부경대 starna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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