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경매=경매는 가격흥정을 통해 물건을 사고 파는 매매방식의 하나다. 농수산물시장이나 법원 등 극히 일부에서 주로 이용해왔다. 경매를 「특수명사」에서 「보통명사」로 바꾼 주역은 인터넷이다. 인터넷 경매는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정해진 시간안에 최고가를 제시한 사람이 물건을 사는 온라인 쇼핑의 일종이다. 네티즌은 경매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해 경매에 참가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구매자가 원하는 제품과 가격을 제시한 뒤 판매자끼리 경쟁을 벌이는 역경매 사이트도 등장했다. 인터넷과 경매가 만난 것은 지난 95년. 미국 e베이가 시초다. 국내에서는 지난 98년 4월부터 옥션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불과 1년 사이에 70여개의 인터넷 경매 사이트가 등장할 정도로 경매와 인터넷은 찰떡궁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잠정 인터넷 경매 인구는 대략 500만명.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인터넷 경매 마니아다. 「옥션지존」이라는 ID에서 말해주듯 김모씨는 하루 평균 3∼4시간을 경매 사이트에서 보낸다. 입찰과정에서 느끼는 짜릿한 재미에 푹 빠져 딱히 필요한 물건이 없이도 시간만 나면 경매 사이트를 방문할 정도다. 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초보자들이 조언과 비법을 청할 정도로 옥션지존은 이미 네티즌 사이에서는 명성이 자자하다. 국내의 대표적인 인터넷 경매 업체인 옥션은 옥션지존같은 경매 마니아 숫자만 줄잡아 2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터넷 경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한다.
인터넷 경매의 인기비결은 우선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판매자 입장에서도 필요없는 물건을 경매에 붙여 짭짤한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인터넷 경매로 물건을 구입할 때 크게는 90%에서 작게는 10%까지 가격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며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더욱 큰 이유는 입찰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다. 가격경쟁에 성공했을 때 얻는 짜릿한 재미는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다. 인터넷 경매는 「실속」과 「재미」라는 두마리 토끼를 거머쥘 수 있는 셈이다.
지난 98년 4월 옥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경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사이트 숫자는 물론 경매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98년 5∼6개 정도에서 지금은 전문 사이트를 포함해 부가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사이트까지 포함하면 100여개에 달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옥션(http://www.auction.co.kr)을 비롯해 이세일(http://www.esale.co.kr), 와와(http://www.waawaa.com), 셀피아(http://www.sellpia.co.kr), 삼성옥션(http://www.samsungauction.com) 등이 국내의 간판 인터넷 경매업체다. 예쓰월드(http://www.yess.co.kr), 프라이스키스(http://www.pricekiss.com), 와옥션(http://www.waauction.co.kr)은 역경매 사이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아이템도 생활용품·식료품·자동차·부동산·애완동물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합법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물건이면 모두 다 있을 정도로 만물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경매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서비스나 지식·정보까지도 인터넷 경매로 거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 경매는 비즈니스 수익 모델로도 손색이 없다. 미국 e베이가 최근 옥션을 액면가의 50배 규모로 인수한 것도 확실한 수익 모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인터넷 경매는 거래가 성사되면 낙찰가격의 2∼3.5%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참고로 옥션의 경우 한달 거래규모가 250억∼30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년 10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는 국내 인터넷 경매 시장규모가 2001년 7400억원, 2002년 1조4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소는 특히 기업과 공공기관도 인터넷 경매를 통해 물자조달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2002년 기업간(B2B) 경매 거래규모가 4500억원으로 총 거래액의 32%를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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