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이 꿈꾸는 영원한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라는 명대사를 남긴 「러브스토리」의 한 장면처럼 연인의 손을 잡고 눈 덮인 설원을 뛰어다니며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것일까.
아니면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맞고서도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환생한 「사랑과 영혼」의 페트릭 스웨이지와 도자기 빚는(?) 그의 아내 데미 무어를 연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대부분 사랑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찾아낸다. 이는 멜로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일생에 한 번 있을지도 모를 짜릿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경험하고픈 소망 때문이 아닐까.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연인이 있다면 이번 겨울엔 봐야 할 영화들이 꽤 많다.
박중훈·송윤아 커플을 만들어 낸 「불후의 명작」에서부터 오늘 개봉하는 전도연·설경구 주연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와 「선물」 「하루」 「번지점프를 하다」 등이 잇따라 개봉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편지」 「약속」 등의 최루성 멜로영화 계보를 잊고 있는 한지승 감독의 「하루」.
서로를 더없이 사랑하지만 아이를 갖지 못해 고민하는 부부 진원(고소영)과 석원(이성재)은 가까스로 임신을 하지만 아이는 태어나면 하루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형선고 아닌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아이를 위해 정성껏 동화 같은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이 영화에선 톡톡튀는 신세대 이미지를 벗고 관객으로 하여금 하염 없는 눈물 흘리게 만드는 고소영의 성숙한 연기가 압권이다.
전통적인 멜로에 신세대 감각의 미스터리컬한 요소를 섞은 퓨전 멜로 「번지점프를 하다」는 17년이라는 시간의 벽을 뛰어 넘어 사랑한다는 내용.
「몇 번을 죽고 다시 태어나도 진정한 사랑은 단 한번뿐」이라고 외치는 주인공 인우(이병헌)와 그의 소나기 같은 연인 태희(이은주)는 1983년과 2000년을 오가
며 사랑을 나눈다.
반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야말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범인(凡人)의 사랑이야기.
은행직원 봉수(설경구)와 학원강사 원주(전도연)는 모두 영화 같은 멋진 사랑을 꿈꾸지만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평범한 인물들. 어느날 먼저 용기를 낸 원주가 프로포즈를 하지만 봉수로부터 예상 밖의 거절을 당하고 둘의 관계는 서먹해진다.
무료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욕구와 도전을 두려워하는 소심함을 동시에 지닌 남녀의 모습을 전도연, 설경구가 잘 소화해내고 있다.
시네마서비스 지미희 이사는 『사랑을 소재로 한 멜로물은 영화라인업 중 빠질 수 없는 감초여서 대부분 주기적으로 개봉된다』며 『「편지」 「약속」 이후 멜로영화가 다소 공백상태였지만 그동안 준비해왔던 작품들이 한꺼번에 몰려 이번 겨울은 「멜로의 계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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