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클리닉]12회-마켓플레이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소비자 중심의 B2C 전자상거래 시장이 호황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면에서는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B2C기업들이 기업간 인터넷 비즈니스인 B2B로 방향을 돌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해오던 B2C를 바탕으로 기업간 상거래를 연계하는 B2B2C라는 용어가 탄생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요즈음 경제신문이나 전문지에 매일 오르내리는 e마켓플레이스가 그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e마켓플레이스의 기원은 90년대 중반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 같은 대기업에서 전자조달구매를 시작한 것이 효시로 되어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자상거래는 특정기업과 수직적 관계에 있는 업체들간 거래가 거의 전부였다. 그 후 발전적으로 철강, 섬유, 자동차, 가전 산업 등 업종별로 수직적인 e마켓플레이스를 형성하는 것이 변화의 방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12월 말 현재 약 180여개의 기업이 앞다투어 B2B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시장규모도 2002년에는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해는 경쟁적으로 기업간 전자상거래를 위한 대형 컨소시엄들이 형성되고,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경제인연합회와 유사한 기관들도 형성되면서 B2B시장 전반적으로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B2B시장의 강화는 맞는 방향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직은 현실적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자원부의 통계에 의하면, 현재 국내에서 구축중이거나 운영중인 180여개의 B2B e마켓플레이스에서 실질적인 거래실적이 있는 곳은 약 25개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사무, 소모용품 등 간접재를 취급하는 곳이 가장 많다. 기업의 구매 금액중 간접재인 소모성 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우선 업종별 전통기업들이 가장 쉽게 전자구매에 응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거래 방식면에서도 대다수의 구매자와 공급자가 특정 e마켓플레이스에서 필요한 거래처와 거래물품을 검색한 후 다시 오프라인을 통해 업체와 거래하는 경향을 보이는 곳도 많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e비즈니스가 아직은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거래는 오히려 과거의 오프라인만 있는 거래보다 비용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경쟁적으로 등장한 B2B e마켓플레이스 대형 컨소시엄 등의 일부가 아직까지도 e마켓플레이스를 열지 못했거나 사업발표만 해놓고 법인설립조차 못한 경우도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간 이해득실과 자사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솔루션 업체들의 선정 그리고 독립법인 설립시 참여사간 지분문제의 갈등 등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현재와 같은 경기위축에 따라, e마켓플레이스의 추진이 아예 보류되는 사례도 있어 자칫 잘못하면 B2B시장의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업간 전자상거래 e마켓플레이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 첫번째가 「블릭 &모타르」라고 표현하는 전통적 기업과의 화학적 결합이다. e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는 다수의 참여자가 연계되는 네트워킹 비즈니스이며 전통적 기업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온라인과 화학적 결합을 이룰 때 비로서 가능한 것이다. 소비자를 위한 B2C 상거래를 추진하는 인터넷 벤처기업이 사업확장을 위해 B2B시장에 진출한다는 보도를 수없이 접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서 그 성과를 알아보면 거의 실적이 없거나 아예 B2B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사이버 컨설팅 코너의 문을 두드리는 상담건수의 약 70∼80%가 이들 벤처기업이 어떻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지 마케팅 전략을 물어보는 경우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없을 지도 모르나 「강한 오프라인 기업군과의 화학적 접목」을 추천하기도 한다. 화학적 결합을 강조하는 것은 참여조직간 이해득실에 따른 갈등구조를 최소화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사업을 뒷받침 해줄 현금의 이동(cash flow)이다. 많은 트랜잭션과 실물거래 그리고 적정한 가격제도가 합치하여 레뷰뉴(revenue)를 창출하고, 이에 걸맞은 수익을 유도해 낼 때 지속적으로 사업이 전개될 수 있다. 단지 인터넷상에 홈페이지를 구축하여 온라인 상에 거래를 하거나 경매를 실시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로는 약한 트랜잭션과 빈약한 매출기반 그리고 경쟁심화 때문에 지속적으로 존속할 수 없게 된다.

세번째는 전략과 실행이다. 누구나 무엇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쉬우나 그것을 어떤 전략과 방법을 가지고 추진하는가 그리고 구체적으로 그것을 실행하는가에 따라 e마켓플레이스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시장은 차지하는 것이 아니고, 전략과 의지와 열정으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세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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