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롬 드라이브, CDRW 드라이브, DVD롬 드라이브 등으로 대표되는 광저장장치는 모니터와 함께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이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LG전자와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합작으로 HLDS를 설립한 것도 광저장장치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사양세를 보이고 있지만 광저장장치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CD롬 드라이브 시장이다. 이곳에선 LG전자의 선전이 가장 돋보인다. LG전자는 99년 1300만대, 작년 1500만대를 생산해 세계 시장의 13%를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의 생산량을 더하면 약 20%에 육박하는 세계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CD롬 드라이브를 대신해 급속히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CDRW 드라이브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의 경쟁력은 대단하다. CDRW 드라이브 시장에서 LG전자는 작년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LG전자가 생산한 CDRW 드라이브는 총 750만대로 이는 세계 시장의 23%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8150억원에 달한다. 특히 LG전자는 99년 초 4배속 CDRW 드라이브, 99년 12월에 8배속 CDRW 드라이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력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시장도 99년 상반기까지 외산 제품이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보였지만 이제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이 국내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DRW 드라이브와 DVD롬 드라이브의 기능을 함께 갖춘 콤보 드라이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콤보 드라이브는 아직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 않지만 외국 유명 PC업체들의 가정용 모델에 기본 장착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가격경쟁력면에서도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8배속 CDRW 드라이브의 경우 국산 제품이 경쟁 상대인 일본 제품과 비교해 10% 정도 저렴하며 일제 4배속 CDRW 드라이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어서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고 있다.
지난 99년 1600만대에 비해 작년 2배 이상 성장한 3700만대 시장의 DVD롬 드라이브 시장에서 LG전자는 PC용, 삼성전자는 가정용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PC용 DVD롬 드라이브의 경우 LG전자가 약 300만대를 생산, 세계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있는데 앞서 말한 HLDS가 이 사업을 추진하면 히타치제작소의 점유율을 포함해 20%로 세계 1위에 올라설 것이다.
이처럼 광저장장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국내 업체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2002년께 시장형성이 예상되는 DVDRW 드라이브에 대한 대응은 앞으로 국내 광저장장치 업체가 장기적 활로를 찾는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 LG전자와 삼성전자는 DVDRW 드라이브 개발과정에서 각각 다른 규격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CD롬 드라이브나 CDRW 드라이브처럼 규격의 통일과정에서 일본 업체의 주도로 이뤄질 경우 또다시 기술사용료를 내가며 뒷북치는 모습을 보일 우려도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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